불쌍한 친구에게 뮤지컬을 선물해주세요.
이성진
2002.06.18
조회 42
저에겐 형서기라는 짱구같은 친구가 있답니다.

그 친구는 어제 회사 상사로부터는 바보라는 말을 들으면서
월차내, 가기 싫다는 여친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억지로 전주까지 내려가 아무 상관도 없는 미국과 멕시코를 응원하고 왔죠.
그 친구 어제 소주 마시고 들어가 자신의 한심한 처지를 한탄하며 힘차게 미국과 멕시코를 구호를 번갈아 외치며 응원했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면 거기까지 내려가 남의 나라를 열렬히 응원해주는 대단한 한국인으로 봤겠죠.

그 친구가 진주로 내려가게된 것은 그 친구의 잔머리가 크게 작용했던 탓이었습니다.

지난 주 미국전이 끝나자 그 친구는 우리나라가 조 2위로 올라갈 것 같다면서 평생에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니 현장에서 응원하자며 거금 50만원을 10개월 카드로 긁어가며 여친과 함께 갈 경기표를 구했답니다.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전주표를 구한 친구는 나중에 일이 있어서 팔게 되더라도 2배 이상은 받는다며 다른 친구들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전이 끝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그 친구의 예상과는 달리 조 1위로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
그 친구는 표를 되팔기 위해 백방으로 힘썼지만, 모든 수고가 헛되이 돌아가고 말았지요.

그 친구가 다니는 부서가 매일 바쁘다며 야근하는 부서인데, 한국전이면 모를까 미국:맥시코 전에 간다고 월요일부터 월차냈으니 아마도 앞으로 회사생활하기 힘들겁니다. 또 만만치 않은 여친에게 잘보이려고 녀석이 50만원 이상을 들여 만든 이벤튼데 엉뚱하게 일이 꼬였으니 여친과도.... 드값 갚느라고 고생...
완전히 3고에 걸렸습니다.

정말 불쌍한 친구 빠샤. 불쌍한 빠샤를 위해 뮤지컬을 신청합니다. 이번 기회를 만회의 기회로 만들어 여친과 다시 한 번 잘해보라는 친구의 마음입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

형님부탁드립니다.

이성진
***-****-****
서울 은평구 녹번동 35-69 CHL맨션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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