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후에..."
곽승원
2013.09.10
조회 270

사랑한 후에 - 들국화

작사: 전인권, 작곡: 외국곡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커다란 울음이라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오늘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 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 위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온 새벽 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 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어린시절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지만)를 네군데를 다녔고..기억에 초등 학교 마칠때까지 대략 30~40번 정도 이사를 한 것 같습니다.
늘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야 했고, 그러다보니 적극적이던 성격은 소극적으로 변해갔네요..
폭력적이기도 하고..엄하기도 하신 아버지는 학생이 가요 듣는 것을 싫어하셨습니다. 하지만 늘 아버지가 듣던 트로트는 귓속에 남았네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들어가서 우연히 듣게 된 노래가 들국화의 "사랑한후에"였습니다.
노래 시작 부분에 나오는 기찻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노랫가사는 지난날 살아온 저에 마음을 그대로 투영하는 듯 했습니다. 거기에 전인권씨의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는 겪어본 사람만이 낼 수 있을 듯한 감정을 담고 있는 듯 했죠..

나도 노랫가사처럼 그랬었거든요..어린시절 모두다 집으로 돌아가고..나와 동생만이 갈 곳없이 늘 방황을 하는 듯 했었죠..부모님은 모두 일을 다니셨으니까..
한번은 학교 체육행사중 쉬면서 친구들과 노래대결을 했습니다..
전 제가 노래 부르는게 평범하다 생각했는데..그때 최종적으로 이기고, 음악 실기에서도 높은 점수가 나오면서 제가 제법 노래를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학교 밴드에서 오디션 제안도 들어 왔었습니다...그 밴드의 전 보컬이 물러나서 기회가 온거죠..전 보컬이 누군지 잘 몰랐는데, 친구들에게 얘기들으니 우리나라 가요계에 큰 획을 그은 최고의 가수라고 하더군요..저와 동창이지만 당시에는 유명하지 않았고, 잘 알지는 못하는 사이이죠.^^.
그때 전 오디션에서 "사랑한 후에"를 노래했고 합격해서 보컬 활동을 하려 했지만, 학교문제와 집안 사정으로 그냥 포기했었죠.

지금도 회사일에 힘들때는, 퇴근 후 차에서 내려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사랑한후에"를 흥얼 거리고는 합니다.

두어달 전 아내가 취미생활을 하라며 어디서 기타를 가져 왔습니다. 친구네 집 창고에서 놀고 있는 것 가져왔다네요..
기타가 오래 되서 기타줄이 플랫에 닿아 징징거리기는 하지만, 옛추억에 잠겨 "사랑한 후에"를 쳐봤습니다. 제 또래 분들은 아시겠지만 90년대 초의 "가요백과"라는 기타코드가 나와 있는 노래책이 아직도 집에 있거든요..
제 살아온 날을 아는 아내가 내 기타치는 모습을 보더니..꼭 안아주네요..

처음 사연을 써보지만..오랜만에 박승화씨덕에 지난 날을 회상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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