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골소녀로 자란 저는
해마다 이무렵이면, 괜스레 마음이 들떠고는 했습니다.
먼곳에 살고 있던, 친척들이 고향으로 찾아와서, 용돈도 주시고, 추석빔으로 예쁜 원피스도 사오시고......
무엇보다 설레이고 좋았던것은 사촌언니들과 하는 '솔잎따기' 심부름이었답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환경오염이니, 먼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공기가 좋아서 뒷산 솔잎은 깨끗하고, 유용한 요리 재료가 되었었답니다.
송편을 빚어서, 솔잎을 깔고, 송편을 찌면, 송편이 솥에 눌러붙지 않으며, 향긋한 솔 향기가 나서, 해마다, 추석이면, 솔잎을 따와야 했지요.
그러나, 추석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니, 뭔들 재미가 없을까요?
언니들이 하는 걸 잘 보고, 부드러우면서, 뻣뻣하지 않은걸로, 색은 너무 진하지 않은 연한 초록 색으로, 우리들은 작은 소쿠리를 옆에 끼고, 재잘거리며, 솔잎을 따고는 했지요.
솔잎을 따서 마당을 들어설때면, 이미 전냄새, 나물냄새로 온 집안에 고소함이 넘쳐났지요.
출출해진 우리들은 솔잎 바구니를 내려 놓자마자, 큰어머니가 전을 부치고 계신, 화덕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그러면, 큰 어머니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시면, 밀가루를 네모낳게 부쳐서, 가운데에 팥을 넣고, 편지모양 처럼 뚝딱~ 붙여서, 일명,'편지봉투 떡'을 하나씩 붙여주시곤 하셨지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40여년전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고향역--- 나훈아
행복이란--- 조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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