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그 유명한 대학교 ccc (캠퍼스 동아리 커플)였습니다.
영어 잡지를 해석하는 동아리였었죠.
전 신입생때 멋도 모르고 과선배가 가입하라고 해서 그 동아리에 들어가려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5층까지 올라가 동아리 방 문을 열었습니다.
그 때 벌어진 풍경.
드라마에서의 꽃미남들이 않아있는 모습.
no no
현실은 드라마와는 전혀 같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까지 군인 아저씨였던 복학생들이 둘러 앉아 영어 잡지를 해석하다 말고 기타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19세의 저에겐 너무나도 어색했고, 그 아저씨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아저씨? 선배님?
차마 님을 안붙여서는 안되는 복학생들이었습니다.
그 중에 지금 남편도 그 일원인 건 당연한 것이었고요.
그날부터 그 아저씨의 구애공세는 시작 되었습니다.
날마다 도서관 자리 잡아주기, 밥사주기, 모르는 영어단어 가르쳐주고 해석 도와주기.
그리고 결정적이었던것.
항상 동아리방에 나를 앉혀놓고 다 낡아빠진 통기타를 치며 노래 불러주기.
그때 그가 자주 불러주던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신적이 있나요>
그런데 지금은 왠걸요, 결혼한지 13년, 만난지 18년차.
잡아놓은 물고기에겐 밥을 안준다고.
이제는 노래를 불러주지 않네요.
라디오 속에서 만이라도 다시 옛날 그 노래를 듣고 싶어요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신적이 있나요.>
그리고 이제는 그 사람에게 제가 기타치며 노래불러주고 싶네요.
그런데 기타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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