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렇게 나비와 벌을 들이받고
공중을 치받고
제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쩍 않고 버티기만 하는
저 꽃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
하여, 우리는 저 고집 센 꽃으로부터
뿔을 뽑아내기 위해
근육을 덜어내기 위해
짐승을 쫓아내기위해
부단히 채찍질을 하였다
그리고 부지런히 말과 글을 배운
염소 학교 졸업식 날
그에게 많은 축복이 있었다
산과 들판은 절벽에 붙어살며
바위 사이를 뛰어다니는 쿠션 좋은 침대를
시간은 쉼 없이 풀을 씹어
향을 피워 올리는 검은 향로를
시냇물은 약간 소심한 낯짝의 거울을
구름은 근사한 수염을
그리고 우리는 고삐를 주었다
염소 / 송찬호
......
詩 염소는
규율과 훈육의 이름으로 개인들의 고유한 개성들을 말살시켜
마침내 우리 시대 보편적 상품인 '정상'들을 만들어내는
(여기서 낙오하는 자들은 감금과 금기와 배제의 대상이 된다)
근대 교육제도의 폭력성을 고발한 작품이다
염소들이여, 우리 시대 학생들이여,
그대들은 얼마나 아프고 괴로운가
이재무 시인의 행복한 시 읽기에서 발췌함
(한국산문 vol.78 )
길들여진 염소라
우리 시대 학생들의 자화상이라고 하니
못내 서럽고 짠해집니다
좀 멜랑꼴리해지나요
추석연휴동안 본 어린 조카들 얼굴도 겹치네요
경쟁시대에 내몰린 아이들 생각 잠깐 하게 됐어요
진달래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쫓던 아이들은 없네요
티비에 컴에 스맛폰에 웹툰에 영어학원에 보습학원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 애어른들이 있네요...
꿈, 청춘을 얘기한 노래가 뭐가 있을까나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