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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 작용 때문이다
빛이 대기 속을 통과할 때 파장이 짧은 푸른 계열의 빛은 흩어지고
붉은 계열은 그냥 통과하기 때문이다
산에 가까운 쪽의 하늘색이 엷은 것은 빛이 휘는 각도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시광선이 모여서 흰색에 가깝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주 공간은 공기입자가 없어 검게 보인다
댓 걸음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는데 하늘은 왜 대낮보다 파랗게 나온 것일까?
카메라 조작 실수인 것 같아 다음날 거의 같은 시각에
집 근처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를 찍어 보았다
며칠 동안 사진을 찍어본 결과
하늘이 카메라 속에서 파랗게 보이는 시간은 불과 2~30분 정도였다
애저녁 어둑살이 내려오고 낮과 밤이 바뀌는 그 시간에는
비슷한 사물의 구별이 어려워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말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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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개개인이 모래알처럼 분리된 사회다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듯 보여도 단절되어 있어서
타인에 대한 이해는 실제적인 것을 빼면
상당부분 상상과 공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단절은 오해와 관음증을 낳기도 하고
가상공간의 게임에 빠져들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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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하루에 비유한다면
낮과 밤이 바뀌는 어슬녘은 언제 쯤 되는 것일까?
해가 졌으나 아직 활동할 수 있고 일을 할 수도 있으니
퇴직 이후가 거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하늘은 아직 푸르지만 곧 어두워질테니까
늑대와 개를 가려내어 개는 불러들여 밥을 주고
늑대는 쫓아 내야 하는 것이다
그 이후 칠흑 같은 밤이 되면 사람들이 산책에 데리고 나온 개도
더 이상 개밥바라기 별을 보고 짖지 않는다
하던 일을 멈추고 자러가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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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다시 해가 떠오르는 내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이제 내앞에 코앞조차 볼 수 없는 어두움밖에 없다 해도.
개와 늑대의 시간에 / 이신애 '신작 에세이'중에서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개와 늑대의 시간에 무얼하고 있는지요
박가속으로 시간이겠군요^^*
가을가는 게 아까워 그 시간 전 또 바쁘게 돌아댕깁니다
산과 들로 친구들과 함께
박가속은 당근 탑재하지요
만남 / 노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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