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3살 어린 동생이 저번주에 먼저 시집을 갔답니다.
언니로서 엄청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막상 동생의 빈방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합니다.
순서를 거슬러서 하는 것이라 독신인 고모와 저는 신랑신부가 맞절을 할 때까지 식장에 못들어오게 하더군요.
고모랑 둘이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면서 말없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당당했던 고모도 친척들 말한마디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라구요.
우리나라는 왜 결혼 안하는 게 눈치를 봐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독신주의자인 고모가 자기 하고 싶은 것 하면서 화려한 싱글로 잘 살고 있기에 저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요즘 무지 흔들립니다.
우리 부모님은 둘 중 아무나 되는 대로 먼저 보내자는 주의라서 언니인 제가 생각없다니까 동생 결혼을 추진하셨지요.
제게 뭐 의견 같은 것도 묻지 않았답니다. ㅠㅠ
그나마 지금은 아직 결혼 안 한 친구들도 있어서 외롭지 않은데 좀 더 나이가 들면 하나둘 가겠지요?
고모 말이 확실한 이유도 없이 막연하게 독신생활을 동경한다면 후회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고모는 자신의 공부를 위해서 결혼을 안 한 것이지만 저는 확실한 이유도 없이 막연하게 결혼이라는 것이 내키지 않는 정도거든요.
소개팅도 작년까지는 많이 들어오더니 올해부터는 뜸하네요.
엄마가 마음에 들어 해도 저는 끌리지 않고 그랬는데 한두 번 더 만남의 기회를 가져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좋은 조건도 많았는데, 그때는 조건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 필(느낌)이 오지 않으면 딱 끊었지요.
여튼 이 가을, 표현도 못하고 혼자 우울해하고 있는 처자입니다.
그나마 라디오가 있어 위로가 됩니다.
이번에 좋은 공연 다녀와서 마음 추스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두서없는 글처럼 요즘 제 마음도 갈피를 잡을 수 없답니다.
그야말로 힐링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왠지 가을에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이 흔들리는 마음이 다스려질 것 같기도 합니다.
연인이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다지요?
저는 그 반대로 생각하렵니다.
저처럼 우울한 처자가 우리 학교에 한 사람 더 있어서 둘이 다녀올까 합니다.
꼭 기회를 주세요!!!
서울 가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신청곡은 대학가요제 썰물의 <밀려오는 저 파도소리에>입니다. ^^
울 독신 고모가 좋아하는 노래에요.^^

<2013대학가요제> 동생이 먼저 시집가서 우울한 처자가 덕수궁 돌담길 걷고 싶어요!
이소현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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