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면서 연일 강추위에 온세상이 꽁꽁 얼어붙어
버린 것 같습니다. 피아노학원에 다녀오는 아들의 뺨과 손이
빨갛게 얼어 있어 한참 뺨과 손을 어루만져 주어야 온기가
돌아옵니다.
결혼 15년이 되는 40대 주부고 또 직장인이기도 하지요.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딸과 태어나면서부터 병원 드나들이가
잦은 아들과 아웅다웅하다보면 하루가, 한 달이 또 한 해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네요.
이 추위에 남편(45세가 된 대학 시간강사)은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만학도의 길을 걸어
박사학위까지 따고도 서럽고 추운 시간강사로 보낸 세월이
벌써 6년째 됩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아빠가 어느 대학
교수냐고 묻는 말엔 여러 대학 이름을 말하다 한숨을 쉬곤
했지요. 딸 아이는 대학교수는 한 대학에만 소속된 거라는
제 친구들의 말을 듣고 한동안 혼란스러워 하더니, 중학생이
되며 아예 질문을 안 하더군요. 그렇게 자식들 앞에서
움추리던 남편이, 오늘 중요한 면접을 보러나가는데, 콧날이
시큰해졌어요. `여보, 너무 기죽거나 주눅든 모습 보이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잘 하세요.'하는 말을 등 뒤에서
흘리면서 마음 속으로 많이 기도합니다.
방송이 나올 시간이면 면접 마치고 귀가해 있을, 한국의
외롭고 지친 40대 가장의 애환을 고스란이 안고 살아가는
제 남편에게 힘내라고 말씀해 주세요.
남편이 좋아하는 김광석님이나 양희은님(`산'이면 더
좋구요)의 노래 들려 주시고, 기운내게 뮤지컬`풋루스'
초대권도 부탁드려 봅니다. 2003년 첫 번째로 좋은
소식이 될 남편의 취직과 뮤지컬 초청이 함께 이루어지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40대 힘든 가장에게 뮤지컬`풋루스'를......
이인화
200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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