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영재의 감성 사전]을 읽고
이원
2003.01.06
조회 39

추억과 기억은 분명 다르다. 둘 다 지나간 시간이라는 것은 같다. 그러나 물기가 빠져버린 시간이 기억이라면, 추억은 여전히 물기가 남아 있는 시간이다. 기억은 마음 한 곳에 고체로 굳어져 있지만 물이 순환하고 있는 추억은 식물처럼 마음 한 곳에서 계속 자란다. 그러므로 여전히 꽃도 피고 열매도 맺히고 잎도 지는 추억이라는 나무는 우리와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

'아스라이 잊혀져가는 추억 100가지'라는 부제가 붙은 [영재의 감성 사전]을 펼쳤을 때 제일 먼저 놀란 것은 그 100가지 모두가 기억이 아니라 추억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 숨쉬는 것만을 꺼낸 저자의 그 예민한 촉수라니! 그 촉수는 알전구, 토큰, 마징가Z에서부터 양은 그릇, 버스 차장, 동동구리무와 뽀마드에 이르기까지, 7-80년대 우리의 삶을 생생하게 포획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음속에 '추억'이라는 나무 한 그루를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감성적인 문체로 풀어내고 있지만, 결코 낭만적이거나 복고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그 시간을 경험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경험하지 못한 사람까지도 그 정서에 즉각적으로 감염되게 하기 때문이다. '이 100편의 감성 시계'는, 누구에게나, "몽글몽글 올라오는 방울 따라 추억들이 떠오르게"([사이다]) 하기 때문이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