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김꼬마
2003.01.16
조회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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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뱅킹으로 거의 모든 일을 처리했었는데 적금 해약은 얼굴을 보고서야 해주겠다는 은행직원 만나러 참으로 오래간만에 아파트 단지를 나섰습니다.
30분 남짓한 거리.
먼지 쌓인 자전거를 걸레질 해서 끌고 나갔습니다.
장갑을 꼈건만 어찌 그리 손은 시려운건지, 눈물이 흐른 얼굴은 싸하게 쓰리기까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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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초, 6년 가까이 근무하던 회사를 정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으신 일흔넷 엄니 곁을 지키기 위해서지요.
엄니의 병명이 밝혀지던 지난 여름..하늘땅 사이에 눌려버려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만큼 지쳐있던 저는 지금 이렇게 두다리 버티고 서있고, 저를 서게 하신 탓인지 그 뒤 엄니는 꼼짝을 못하시고 저렇게 누워만 계십니다.
하루를 뒤집어 보면 잘못한 일 범벅인데 가족들은 수시로 전화를 해옵니다. 고생많다고, 애쓴다고,,,
누가 저를 좀 나무랬음 좋겠습니다. 싫은 소리라도 듣고, 그걸
이유로 펑펑 울어보고도 싶습니다.
대.소변 받아내고 나면 물한모금도 못마실거 같더니만 엄니를 들척거리려 그놈의 '힘'을 쓰려니 안먹고는 견딜수가 없더군요.
생각만큼 어렵진 않습니다.
집에 있는것도 마치 몇년을 그리 살아온 사람처럼 무척 익숙하게..답답함도 없고..그저 매끼니 엄니 드시고 싶은 음식 맛나게 해 드리려 낑낑대고 있습니다. 전생에 파출부는 아녔나 싶을 정도로..
퉁퉁부어 오른 엄니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주무르고 또 주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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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을 훔쳐보듯, 그동안 못들었던 영재의 감성사전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볼이 붉어오는게 흡사..짝사랑하는 소녀마냥 가슴이 콩콩거리는군요.

방송이라도 편히 들을 수 있으면 힘이 더할 수 있으련만 당분간은 바램으로 차곡차곡 쌓아두어야 할 듯 싶습니다.

비록 한달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변함없이 이곳에 계시는 모든분들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그래요. 쫌 소심해진것 같긴 하네요. 근데 그것도 괜찮아요. 울음이 자주 쏟아지는 것 빼고는요. 작은일에도 막 고마워하구 감격하구...
딱 한번 보았던 우호피디님, 영재님, 친절하고, 고운음성의 동숙작가님. 모두 아프지 마세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시구요.
안녕히 계세요.

결석이 잦은 사람 신청곡도 틀어주시나요.
조덕배님 곡이요. 꿈에...슬픈노래는 부르지 않을거야...
무엇이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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