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배려로
함진희
2003.01.28
조회 44
하루 종일 눈이 내렸습니다.
안에서 바라보는 눈은 하염없이 아름답고 평화롭지만
그 길을 뚫고 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은
아마도 평화만은 아닐겁니다.
번거롭고 불편하기만 하겠죠.

밖에서 하루 종일 내리는 눈을 등 뒤로 하고 앉아
강의를 들으며
눈이 내리고 있다는 의식을 하면서도
고개를 돌려보겠다는 마음의 여유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무엇엔가 쫓기듯
아니 무엇엔가 빠져보고 싶어서였을까요?
며칠밤을 새워가며
책과 씨름하고 과제물을 작성하고
젊어서도 보이지 않던 열정이 어디서 생겼는지
아마 나이드는게 서러워인가 봅니다.

방학임에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것이 제일 미안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우리 정환이
조잘조잘 엄마와 이야기 하는걸 참 좋아하는데
하루 종일 집안에서 심심했을텐데
투정한 번 부리지 않고 참아줘서 너무 고마워.
너무 심심해서 목욕탕이라도 가자던 너의 말이 얼마나 미안했는지 아니?
이제 여기저기 정환이가 가고 싶다는곳 다 데리고 갈게

우리집 기둥 윤정이
엄마 없어도 동생 공부도 챙겨주고 할머니도 도와드리고
밥도 잘 챙겨먹어서 더 많이 고마워.

"공부가 머리에 들어가면 할 수 있을때까지 해야돼
난 머리에 공부가 들어가지 않아서 못했지. 철저히 해서 빨리 졸업해라."
아침밥 꼭 먹고 가라고 챙겨주신 올해 일흔일곱이신 우리 시어머니
고맙습니다.

처음 만났을때 보다 더 많이 나를 사랑한다는 우리 남편
영어 해석 해줘서 고마워요.(교수님께는 비밀)
방학만이라도 알콩달콩 여우같은 마누라 노릇도 못하고 미안해요.

시어머니를 비롯한 집안 식구들은 따뜻한 배려려
올 한학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어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어 몇자 적어봅니다.

실은 가요속으로 무지 듣고 싶었는데
강의 끝나면 6시
언제 들어봤는지
목소리도 가물가물
영재씨 목소리도 무지 그립네요.
강의가 끝나는 것도 기쁘지만
가요속으로를 다시 듣게 된것도 또 하나의 기쁨입니다.
이제 다시 유가속의 왕애청자가 될 것을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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