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아내가 끓여주는 콩나물국을 먹어만봤지,
콩나물국을 어떻게 끓이는지조차 알지 못하던 제가
설연휴기간 어머니 눈치보며 아내를 도와준게 콩나물 다듬기였습니다.(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였지만)
집에서 형수님과 아내가 각종 전을 부치고 있을사이 어머님을 모시고 가까운 할인점에 가서 카트(?)라던가, 그거 밀고 다니는데도 쑥스러워 혼났습니다.
예전같으면 아버님이 어머님과 함께 좀 멀더라도 재래시장에 가셔서 장을 봐오곤 하셨는데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제가 대신 간 것이지요.
그것도 시장으로 가자는 어머님 겨우 설득해 쇼핑하기 편한 할인점으로 모시고 갔으나 뭐가 어디에 있는지...하나도 알수 없고 적어간 목록 봐가며 찾느라 시간이 배나 걸리고 말았습니다.
어머님은 어머님대로 비싼 것 투성이라고 혀를 내두르며 가격을 확인하고 다시 내려놓으시고, 전 저대로 물건이 좋아서 비싸니 그냥 사자며 카트안에 다시 집어넣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산 물건을 박스에 담아 집으로 와서 제 할일은 이게 끝이구나 했는데 웬걸요? 어머님께서 신문지 쫘악 펼치시더니 콩나물 2000원어치를 그위에 부어놓고 콩나물을 다듬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는수 없이 어머님 옆에 앉아 커다란 사내 손으로 콩나물 하나하나 집어가며 꼬리부분을 잘라내고 있으려니 콩나물은 산더미같이 쌓여있고 눈앞은 캄캄하고 다리는 점점 저려오고... 이런 절보고 어머님께서는 "와? 벌써 다리 아프노? 여자들은 한두가지 하는 게 아닌데 니는 겨우 콩나물 조금 다듬는 것 가지고 그래 힘들면 여자들은 오죽하것노?"하시더군요.
그소리에 꼼짝도 못하고 30분 가까이 콩나물 다듬느라 앉아있었습니다.
동안 8시간 가까이 운전한다는 핑계아닌 핑계삼아 큰소리 떵떵치며 내려가 푹 쉬었다 올라오면 하루이틀 앓아눕는 아낼 보며 "뭐 한게 있다고 엄살이노?"했는데 콩나물 하나 다듬기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님이 바리바리 싸주신 음식 가지고 올라와 하나하나 먹으면서 고마움과 아내에 대한 미안함에 맛이 두배였습니다.
오늘 저녁은 형수님이 부친 배추전을 데워 먹었습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배추전 양념장에 찍어먹으면서 형수님에게도 고맙단 인사를 하지않았음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얼른 전화 한통 넣어 추석때도 잘 부탁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니 서방님? 구정 지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추석이야기 하면 어떡해요? 아직도 팔다리 아픈데요"하시며 웃더군요.
형수님과의 통화를 끝내고 설겆이 중인 아내의 뒷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슬며시 다가가 수고가 많다는 말과 함께 어깨를 주물러주고 싶다는 생각.....은 하는데 어째 영 마음같지 않은거 영재님도 아시죠?
대신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나 들려주십시오!
그게 제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일테니까요.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는요,
이문세'광화문 연가'
김경호'사랑했지만'
더 많긴 한데 잘 생각이..흡~
박강성님의 리메이크 CD선물도 청합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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