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안개가 얼마나 심했는지 ....
인천공항 비행기들 장장 여섯시간 동안 이착륙도 못하고
발이 묶여 있었다죠?
저희 가족은 새벽별보며 5시에 일어나 계란 삶고, 김밥 돌돌말아 예정대로 고향으로 출발했어요.
한 1m쯤 입 나온 남편을 째려보며 일장연설을 했지요.
"설 때 나는 당신 집에 간다고 발품 팔아 한푼이라도 싼 곳 찾아 선물 사러 다녔고 또 내려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엌에서 종종거렸는데...너무하는 것 아니냐"면서 일침을 가했지요.
이 말 한마디로 퉁퉁 부은 입을 잠재(?)우긴 했으나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인 남편 옆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웬 안개가 그리 짙던지요....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여기 인천쪽만 그러한가보다..짐작하며 조금만 가면 괜찮겠지..했는데 웬걸요? 갈수록 더 심하더군요.
덕분에 서울시외곽 순환도로를 달리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안개 때문에 그냥 직진하고 말았고, 그바람에 청계까지..
결국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까지 갔죠.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안개가 어찌나 짙던지,
충청도도 마찬가지고, 고향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산소를 찾아가야 하는데 어디가 어딘지 도대체 알 수가 없어서, 한참을 찾아 헤매기도 했구요.
함께 간 동생들과 눈밭을 헤맨 끝에 겨우 산소에 오르니 이번엔 아침 햇살이 떠오르면서 키큰 소나무에 매달려 있던 서리가 녹으면서 마치..관현악을 연주하듯 물방울들이 투명하게 빛나면서 하나둘..끝없이 떨어지는데, 마치 산속의 작은 음악회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어요.
제 눈을 의심케하는 그 물방울들이 햇빛을 받아 영롱한 보석처럼 빛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은비늘을 흔들며 유영하는 은어떼만 같았어요.
동생은 환호와 감탄사를 연발하며 "마치 보석이 매달려 있는 것 같다"며 눈을 떼지 못했죠.
하룻동안의 짧은 여행이 어찌나 감사하고 행복하던지요...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 들었던 곡인데 다시 듣고 싶네요.
이승철"네버 앤딩 스토리"
조용필"여행을 떠나요"
송윤아"분홍 립스틱"
그리고 야생초 편지 주신다면 함께 동행해 준 제부에게 주고 싶네요. 먼길 운전하느라 피곤했을텐데..마냥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거든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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