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제주도 여행기
장월란
2003.02.10
조회 31
16년만에 남편과 제주도 비행기를 타 보았습니다

비행기가 뿌우연 구름속을 잠시 지나니 아름다운 솜털구름이 쫙 깔려있더군요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요?

금방 솜틀집에서 솜을 틀어놓아서 만지면 포근포근 할 것 같은 고운 구름밭이었습니다

만년설이 덮여있는 하얀 바다 같아 보이기도 했구요

깨끗한 날씨 덕택에 밖에 모습을 감상하며 그렇게 저의 제주도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김포 비행장을 떠날 때 서울의 집 모습들이 구질구질하고 병든 게딱지처럼


뿌엿고 더러워보였는데 제주도를 내려다보니

깔끔한 그린색 계열이였습니다

검정색 돌 테두리속의 진녹색의 논밭들 군데군데 하얀 비닐하우스들.

내가 제주도 온다고 지붕을 닦아 놓은 것은 분명히 아닐텐데

서울의 더럽고 구질구질한 지붕색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지붕을 금방 비누칠해서 닦은 것처럼 깨긋한 총 천연색이었습니다

공항에 내리자 전혀 딴 세상입니다

하늘을 찌를듯 커다란 야자수나무 귤나무들...

나는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눈 여겨 보았습니다

제주도 전체가 관광지로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올해 귤값이 싸서 품도 안 나온다며

군데 군데 귤을 따서 버린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년 농사 망친 그들 마음 생각하니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제주도 전체를 각양 각색 테마가있는 공원으로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같은 땅이라도 그렇게 머리를 써서 경쟁력있는 땅으로 바꿔 놓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유채꽃이 아직 피질 않아 아쉬웠는데 유채와 똑같은 노오란 무우꽃이

피어있는 곳이 있길래 거기 들어가서 폼 잡아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주도 택시기사의 야한소리와 사진찍는 기술은

똑 같이 훌륭했습니다

아마 그렇게 교육을 시킨 것인지 16년전의 그 기사님과 비슷했습니다

꿩사브사브와 꿩메밀국수 .성게국.싱싱한 회. 등등

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먹는 시간들도 즐거움에 시간들 이었습니다

남편과 옛 추억에 젖어보고자

16년전 가 보았던 용두암이라는 곳을 또 가보았습니다

옛날 남편과 신혼여행 마지막 저녘에 해녀가 금방따온

해삼.멍게. 산낙지와 소주 먹었던 것을 잊지못해 한번 더 느껴 보려

일부러 간거였는데 입구에 신식 건물들도 낯이 설고 해녀복입은 아주머니는 안 보이고

빨간 고무장갑을 낀 아주머니들이 고무다라이통을 많이 갖다 놓고

추우니 나무불을 지펴놓고 있는모습에 실망했습니다

거친 손으로 직접 썰어주던 그 맛을 느낄 수가 없을 것 같고 어설퍼 보이기만해서

구경만 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용머리라는 곳이 제주도에 또 있더군여 용두암과 용머리

같은 뜻이지만 장소는 다른 곳입니다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해서 등산화를 신고 갔는데

비가 와서 한라산등반을 못 한 것이 많이 아쉽지만 구경할 것 다 하고

먹을 것 다 먹고 룰루 랄라 놀다가

김포행비행기를 탔습니다

캄캄한 밤 하늘아래 육지의 도시야경 참 아름답웠습니다

까만 바탕에 수 놓아진 금빛 은빛 불빛이 어찌 그리 현란하며 아름다운지

그 아름다운 불빛아래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바글 거리며 지지고 복는

모습을 상상하니 잠시 현기증이 났지만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무리중에 한 부분으로 돌아와야했습니다

공항에 내려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왜 그리 복잡하고 차들은 많은지

조용하고 깨끗한 제주도에 도로가 자꾸 자꾸 생각 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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