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는 엉덩이만 빨간게 아니었어~~
김경순
2013.11.15
조회 56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처음 맡은 아이들이 7세 아이들이었어요
그해 따뜻한 봄날 동물원에 견학을 갔지요
두 아이가 대화합니다
“너 원숭이가 변해서 사람이 된거 알아?”
“그런게 어딨어 원숭이는 원숭이고 사람은 사람이재”
“진짜야 원숭이가 변해서 사람이 됐데”
“너 원숭이가 말하는 거 봤어”
두아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이들이 원숭이 소리 못들어 봤다고
웅성웅성 거리더니 원숭이에게 가자고 합니다.

평화로워 보이는 원숭이 가족들...
아이들은 “원숭아 말해봐~~” “소리내봐~~”
끄떡하지않는 원숭이,
그때 갑자기 씨익하며 저의 입꼬리가 올라 갔습니다
제가
“얘들아 원숭이 소리 듣고 싶어?”
“네~~~~~~~”
"선생님이 원숭이 소리 듣게 해줄건데.....그 대신 딱! 한번이고
절대 따라하면 안돼.....너희들 때문에 하는 거야..."를 강조하며
바나나를 한 개 꺼내들고 원숭이에게 다가갔습니다

대장원숭이도 자기 줄것을 아는 양 가까이오더군요
제가 바나나를 내미니 원숭이도 철조망 밖으로 쭈욱 내밀었어요.
제가 바나나를 줬을까요? 그때부터 밀당이 시작되었어요
줄까말까를 반복하니 원숭이 얼굴이 점점 빨개지면서
결국에 폭팔.....동물원이 떠나갈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우리들은.........뛰었죠
숨을 거칠게 쉬며 아이들이 하는 말은 ㅎㅎ

“야 ~ 원숭이는 엉덩이만 빨간게 아니였어
얼굴도 빨갛더라 하 ~하하하하하 ”

교사로써 애들 앞에서 할 행동은 아니었다 소리도 들었지만
그날 우리는 참 즐거웠습니다.
그 아이들이 이제는 대학생이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죠? ㅎㅎ

신청곡은 카니발의 노래라면 무조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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