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것은...
법정스님
2003.03.10
조회 51


법정스님의 "서있는 사람들"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산다는 것은 비슷비슷한 되풀이만 같다. 하루 세 끼 먹는 일과 자고 일어나는 동작, 출퇴근의 규칙적인 시간 관념 속에서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온다. 때로는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고 하면서, 또는 후회를 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노상 그날이 그날 같은 타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시작도 끝도 없이 흘러간다.
이와같은 반복만이 인생의 전부라면 우리는 나머지 허락받은 세월을 반납하고서라도 도중에 뛰어 내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안으로 유심히 살펴보면 결코 그날이 그날일 수 없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또한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란 다행히도 그 자리에 가만히 놓여 있는 가구가 아니며 앉은 자리에서만 맴돌도록 만들어진 시계 바늘 도 아니다. 끝없이 변화하면서 생성되는 것이 생명 현상이므로, 개인의 의지를 담은 노력 여하에 따라 그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일일시호일"
날마다 좋은 날.

하루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시들한 날이 아니라
늘 새로운 날이라는 뜻이다. 철저한 자각과 의지적인 노력으로 거듭거듭 태어나기 때문에 순간순간이 늘 새로운 것이다.
타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은 하루 24시간의 부림을 당한다. 그러나 주어진 인생이 자기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매순간 자각하는 사람은 그 24시간을 부릴 줄 안다. 한쪽은 비슬비슬 끌려가는 삶이고, 다른 한쪽은 당당하게 자기 몫을 이끌고 가는 인생이다.
천이면 천, 만이면 만이 저마다 각기 가른 얼굴과 목소리를 지니고 있음은 무엇을 뜻하는가? 우리는 여럿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특성을 펼쳐 우주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초대받은 나그네들이다.
이와같은 인간의 특성과 기능을 무시하고 외곬으로만 몰고 가려는 이념이나 주의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인류사를 되돌리려는 반시대적인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둘레는 하루하루가 고통으로 얼룩져 있는데 어떻게 좋은 날 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속에서 생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삶은 도전을 받고 그것을 극복하는 의지력에 의해 의미가 주어진다. 날마다 좋은 날을 맞으려면 모순과 갈등 속에서 삶의 의미를 캐내야 한다.
하루하루를 남의 인생처럼 아무렇게나 살아 버릴 것이 아니라, 내 몫을 새롭고 소중하게 살려야한다. 되풀이되는 범속한 일상을 새롭게 심화시키는 데서 좋은 날은 이루어진다

송골매[난정말모르겠네]
[이빠진동그라미]
그대는나그네-민해경의 83년 LA국제가요제대상곡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