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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에 첫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을 내면서 등단한 조 시인은 전쟁과 그 직후의 폐허 속에서 문학적 삶의 초기를 보냈음에도 비교적 발랄하고 경쾌한 시풍을 선보였다. 그는 명동과 관철동의 술집에서는 김수영, 박인환, 김기림 등과 어울렸지만, 시에서는 그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세계를 고수했다. 그가 고독과 허무와 절망을 노래할 때도 거기에는 사회니 역사니 하는 따위의 얼룩이 끼여들 틈은 없었고, 그 때문에 시풍은 자못 화사하기까지 했다.
‘바다엔/소라/저만이 외롭답니다//허무한 희망에/몹시도 쓸쓸해지면/소라는 슬며시 물 속이 그립답니다./해와 달이 지나갈수록/소라의 꿈도/바닷물에 굳어간답니다//큰 바다 기슭엔/온종일/소라/저만이 외롭답니다’(〈소라〉 전문)
친근한 어조와 입에 감기는 가락,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편적인 감정과 교훈을 담은 그의 시들은 노래로 만들어지거나 교과서에 실림으로써 많은 독자를 만났다.
‘잊어버리자고/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하루/이틀/사흘’(〈추억〉 부분)
‘지금 어디메쯤/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그분을 위하여/묵은 의자를 비워드리지요.’(〈의자 7〉 부분)
한경애-옛시인의노래
김세환-겨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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