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부..시.
명지
2003.04.05
조회 56

침수.


이렇게 너에게 스며들고 싶다.
소리없이 천천히 너를 적시어서
네 목숨까지 차오르고 싶다.
우리 서로 마침내 못쓰게 됨이여.
다가오는 슬픔.
미리 울어 막울수 없고.
먼데서 이는 바위바람 소리 문득 내 방에서 들려도
미리 옷 입어 산에 이를 수 없느니.
다 못쓰게 된 다음이라야
우리 서로 버리게 됨이여...
눈앞에 툭 던져진 한 덩어리 절망
오도가도 못하는 낭떠러지 길.
다 버리고 난 뒤에라야
우리 서로 다시 태어남이여.
한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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