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쑤시개가 나를 울려요
어은하
2003.04.07
조회 41
영재님. 습관이 있으신가요?저희 남편은 이쑤시개를 무는 습관이 있습니다. 주윤발처럼 멋지개 이쑤시개를 픽 하고 날려 적을 무찌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이쑤시개를 자근자근 앞니를 씹다가 뽀삭 앞니를 부러뜨린거에요. 다시 새 이빨이 나올 나이가 아니라 치과를 갔고, 거금 10만원을 들여 인공 치아를 살짝 붙여야만 했습니다. 엿이라든가 오징어같은 질기고 끈적한 것을 먹으면 또 떨어진다고 하니 내 참. 10만원이면 새로 유행하는 립스틱을 사서 한껏 봄을 만끽할 수도 있고, 기미며 잡티를 싹 없애준다는 미백 크림도 사서 정말 싹 없앤 뽀얀 얼굴을 기대해 보며 거울을 볼 수도 있었는데,차마 남편을 미워할 수는 없고 이쑤시개가 무지 밉군요. 그리하여 오늘 저는 씹을 것도 없이 삼켜지는 연두부나 계란찜따위로 식탁을 차리며 한없이 울고 싶습니다. 이 남희의 '울고 싶어라'들려주세요. 틀어 주시면 아무 죄책감없이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남편과 같이 듣겠습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