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막내를 업어 키우던 누나가 막내에게 해줄 수 없는 게 있었습니다.
막내가 배 고프다고 울 때였지요.
하루에도 몇번씩 누나는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막내를 업고
엄마가 일하시는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엄마는 일하다 말고 막내에게 젖을 먹이셨습니다.
막내의 울음이 잦아들고 누나는 한숨을 돌렸지만,
안쓰러워하시는 엄마 옆에서
나는 엄마 젖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지금처럼 분유라는 것이 없었던 시절에는
우리 모두 엄마 젖을 먹고 자랐습니다.
아이가 울면 아무 곳에서나 아이의 입에 젖을 물리는
엄마의 모습을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습니다.
몇 해 전 버스에서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삼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를 보았습니다.
아이가 울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젖을 꺼내 물리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의식이 생길 무렵쯤
떼어야 했던 엄마 젖에 대한 기억은
서운함과 아쉬움뿐일 것입니다.
늘 입에 물던 엄마 젖에 빨간 머큐롬이 발라져 있는 것은
아이에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그런 방법으로 젖을 뗐지요.
반창고를 붙었는데도 아이가 자꾸 품속으로 파고들면
그 다음에는 쓴 담뱃가루를 묻혔습니다.
아파서 반창고를 붙었던 엄마 젖,
지지가 묻었던 엄마 젖,
가까스로 뗀 엄마 젖을 동생에게 또 물려 주었습니다.
누나와 나와 동생들이 먹고 자랐던 엄마 젖.
엄마 젖에 대한 기억은
내 마음 가장 한갓진 곳에 있어
세상의 번잡함이 거기 미치지 못합니다.
ㅡㅡ이승은/허헌선저 '엄마 어렸을 적에' 中에서ㅡㅡ
*울 엄마 젖~~
*rabbit2
2003.04.15
조회 91
그 옛날,
막내를 업어 키우던 누나가 막내에게 해줄 수 없는 게 있었습니다.
막내가 배 고프다고 울 때였지요.
하루에도 몇번씩 누나는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막내를 업고
엄마가 일하시는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엄마는 일하다 말고 막내에게 젖을 먹이셨습니다.
막내의 울음이 잦아들고 누나는 한숨을 돌렸지만,
안쓰러워하시는 엄마 옆에서
나는 엄마 젖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지금처럼 분유라는 것이 없었던 시절에는
우리 모두 엄마 젖을 먹고 자랐습니다.
아이가 울면 아무 곳에서나 아이의 입에 젖을 물리는
엄마의 모습을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습니다.
몇 해 전 버스에서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삼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를 보았습니다.
아이가 울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젖을 꺼내 물리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의식이 생길 무렵쯤
떼어야 했던 엄마 젖에 대한 기억은
서운함과 아쉬움뿐일 것입니다.
늘 입에 물던 엄마 젖에 빨간 머큐롬이 발라져 있는 것은
아이에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그런 방법으로 젖을 뗐지요.
반창고를 붙었는데도 아이가 자꾸 품속으로 파고들면
그 다음에는 쓴 담뱃가루를 묻혔습니다.
아파서 반창고를 붙었던 엄마 젖,
지지가 묻었던 엄마 젖,
가까스로 뗀 엄마 젖을 동생에게 또 물려 주었습니다.
누나와 나와 동생들이 먹고 자랐던 엄마 젖.
엄마 젖에 대한 기억은
내 마음 가장 한갓진 곳에 있어
세상의 번잡함이 거기 미치지 못합니다.
ㅡㅡ이승은/허헌선저 '엄마 어렸을 적에' 中에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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