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신현진
2003.04.18
조회 43
한달 넘게 숙제가 되었던 도시락 반찬에서
이제야 해방 되었다. 중학교 들어간 아들 녀석네
학교 급식소가 늦게 생기는 바람에 도시락을
싸는 과제가 내게 떨어졌었다.
도시락 싸는 첫날은 부담감때문에
꿈까지 꾸기도 했었다.
예전에 어머니는 몇개씩 되는 도시락을 어찌
싸셨을까...
한달넘게 도시락을 싸는일로 호들갑을 떨었던
나는 부뚜막에 크기대로 놓여진 지난날의 많은 도시락이
생각났다.

도시락 반찬은 늘 그랬다. 김치가 전부였었다.
어머니도 우리들도 별 불평 한번 하지 못하고
갖고 다녔었다. 그 전부였던 김치도 반찬용기가
변변하지 못해 교과서에 김치국물로 지도가
그려져야 했었고, 지금처럼 흔하디 흔한 계란과
소세지는 소풍가는날 김밥속에서나 구경해야 했었다.

학교 급식과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한 아이들은
예전에 도시락에 목숨걸고 다녔던 자기들의
부모님의 학창시절을 알기나 할까?
겨울 햇살 따뜻함에 졸음이 몰려올 3교시쯤
되면 교실 한가운데 갈탄 난로위에 도시락이
하나둘씩 욜려진다. 찌그러진 누런 양은 도시락,
언니, 형것을 물려 받은 낡은 도시락에서는
밥냄새가 나고...누군가 입을 연다.
'선생닙 밥타요' 책을 들고 계시던 선생님의
손에는 장갑이 끼워지시고 도시락을 하나 둘씩
뒤바꿔 주시며 아이들 시선은 어느새 난로위에
욜려진 자신의 도시락에 고정된다.
난로 옆에앉은 친구는 졸지에 도시락 당번이
되어 여기 저기 친구들의 주문에 손이 바빠졌었다.

등교할때 버스에 앉아서 가는 횡재를 하게 되는날은
대부분 그렇듯 않아 가는 미안한 마음에 다른 학생의
책가방을 받아 무릎에 올려 놓는다. 지금 막 담아온
도시락의 온기를 느끼다 뜨거워 무릎에 손을 얹고
가던 기억도 떠오른다.

소풍가던날 형편이 안되어 김밥을 못싸고
맨밥을 담아 가야 했던 적도 있었다.
김밥이 아닌게 창피해서 몰래 혼자서
먹던 그때 그 도시락..어머니가 아프셔서
도시락을 못싸가지고 가던날
점심시간전에 빠꼼히 교실 뒤문이 열리며 조심스럽게
도시락을 들여미시고 가시던 어머니 뒷모습도..생각난다.

허기만을 면해야 했던 그시절에 비하면
지금 도시락을 싸는일은 고민거리도
아닌데 엄살을 떨었었다.편한것에 젖어 살기에는
아이뿐아니라 엄마도 마찬가지다.

내일부터 학교 급식으로 도시락의 부담감을
떨구긴 하지만 조금은 아쉽다. 그 옛날의 도시락은
이렇게 내 추억속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데
추억거리가 없는 요즘 아이들 추억에는 훗날
어떤것들이 자리 할까....
나의 추억속에 어머니의 손길이 묻어 있는 도시락처럼..
아들의 추억속에 엄마의 도시락은 어떤 모습으로
자리할지....오늘 마지막 도시락은 최후의 만찬이
되도록 아이가 좋아 하는걸로 준비해 본다...
한장의 편지도 넣어주며.....

.......................................................

너무 길게 내용이 담아졌네요.
추적추적 비오는날......추억하나 빠꼼히 꺼내다보니..
두서없었네요...

신청곡은요.......김광석(사랑했지만)
왁스 (엄마의 일기)

빗길 운전 조심하시고....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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