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이틀간의짧은동거 ㅡ
자운영
2003.05.11
조회 91
2003년의 봄의끄트머리를 잡고 올봄의 추억꺼리를 남겼습니다.



12시30분땡!
톡톡톡톡 발소리와 .....대문여는 소리와 엄마! 학교다녀왔습니다!라고 작은녀석 외치는 소리가 안납니다
........
....
어? 째각째각......12:40.....45.....50....
......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작은아이가 아직안와서 점심준비를 하며기다렸습니다.
이상하네.... 1학년이라서 오는시간이 정확한데......나가볼까...선생님께 전화를 해볼까 하고 있던중에
1시가 넘어가서야 아이가 오는소리가 들리더니 문을 턱 열고 차렸자세로 인사를 합니다.
"엄마 학교다녀왔습니다!" 얼굴표정과 자세가 약간얼었습니다 저의 눈치를 보면서
"어 왜리렇게 늦었어? 여태머하다 이제와?"
시간이 늦은걸 알았는지 뛰어왔나보다 숨이 턱에차가지고 헉..헉 거리며
"어 ...학교앞에서요 ...헉...얘들하구 병아리 구경했어요"
"엄마 500원만 주세요...나두 병아리 사고싶어요 우리반 친구도 샀구요 ....제환이랑 같이 갈거예요"
"가만 있어봐...점심도 안먹고 어딜가 ..들어와서 손씻고 밥먹어."
밥을주려고 상을 차리는데
"엄마아~ 오백원만 주세요 네? "사정을 합니다.
"그 병아리 사다놔야 죽고 못살아. 병아리 놓을데도 없고 ."
"괜찮아요 죽으면 저위에 놀아터에 파묻어주면 되요.....제발요 네? "
애절하게 사정을 해서 할수 없이 한마리는 외로워서 더 빨리죽을까봐 1000원을 주고 두마리를 사오라고 햇다.(보도에 의하면 사람도 혼자살면 수명이 더짧다는데)
저도 병아리를 어릴때 시골에서 본기억밖에 없어서 아이도 1학년의 추억거리라도 만들어줄까하고 할수없이 허락했습다.
후다닥 튀어나가더니 한참후에야 까만 비닐봉지를 손에들고 삐악삐악 소리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봉지안을 들여다보니 작은 병아리두마리가 있었어요.
저는 신경쓰일 일거리가 생겨서 귀찮았지만 아이생각해서 작은 방울토마토상자를 찾아서 병아리 보금자리(방울빌라)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과일상자에 깔리는 충격흡수지와 신문지를 깔고 (실내인테리어도 신경써서)우유팩두개를 잘라서 하나는 물을주고 하나는 모이통 먹이는 뭘줘야할지.... 생각끝에
마침 냉동실에 있는 수수좁쌀을 조금담아서 상자안에 넣어주었어요.
우선은 이렇게 해놓고 들어와 아이점심을 먹는데.
밥을 먹는둥 마는둥하다가 아이신경은 온통 병아리한테로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들고 병아리를 보러 나갔어요.
한참후에도 안들어와서 저도병아리가 궁금하기도 해서 나가보니 참나...
꺄~악!이를워째....사람이꼴이나 병아리나 꼴이 가관이네요.정말
아이 입가에는 쵸코렛자국이 번져말라 있고 상자안을 들여다보니
상자바닥과 두마리의 병아리가 아이스크림을 온몸에 범벅을 해가지고 병아리는 그속에서 찐득하게 젖은날개를 파닥거리며 삐악! 삐악! 악을써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병아리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하다가 손에아이스크림이 녹아떨어지는것도 모르고 마냥 장난만 하고 있었어요.
"야~아....이렇게 하면 병아리가 죽지~이 이게 뭐야 너 이렇게 할려구 사달라고 했어?"
"아니요 그냥 보기만 하는데 이렇게 됐어요"
동물을 싫어해서 애완동물도 안키워본터라서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겟구
병아리 꼴을보니 순간 화도났습니다.
"몰라 네가 이렇게 했으니까 니가 씻어서 해놔"
이렇게 말은 했지만 1 학년짜리가 그걸 어떻게 하겠어요 ....
그작은것들을 .
씻어준다고 세게 주물러 터져죽이거나 물을 퍼부우면 아무래도 물에숨막혀 죽을거 같아서 할수없이 제가 가지고 욕실로 들어가서 .
"아유 이걸어째....나쁜 ...@#$%^&*$%..."알죠?무슨뜻인지"
너무나 작은놈들이 계속삐악거리는게 안쓰러워서 따뜻한물을 틀어서 샴푸로 샤워를 해주고 헹궈서 타올로 물을 닦고 그냥두면 젖은털에 추울까봐 드라이기로 털을 보송보송 말려서 마무리를 해서
다시 상자안에 넣어놓고 이제부턴 절대루 만지지말고 보기만하기로했습다.
저도 몇번 들락거리며 모이는 잘먹고있나 ....하다가 야채실에있는 상추잎사귀를 걸어주기도하고(최대한의 배려 자연친화적인환경에서 점프하라고 운동삼아)
아무래도 자꾸 신경이쓰이는게 슬슬 귀찮아집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지가살면 얼마나 살겟어 몇일만 참고해보자.
저녁이라서 상자를 들여놓을려고 밖으로 나가니 엥?
웬일이여 상자가 오데로갔나~ 오데로갔나~오데가~~~
병아리상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놀랄것도 없지요
고 작은녀석 짓이니까요.
슬리퍼짝을 끌고 놀이터로 올라가보니 아이들이 까만머리를 동그랗게 박고 모여있습니다.
"야..니들 뭐해?"
깜짝놀란 아이들이 쳐날쳐다보며 하던 장난을 멈춥니다.
"야! 머하능거냐구... 어?"
"네...그냥요."
그러자 일르기 좋아하는 우리작은아이
"얘네들이요오.....병아리를요오... 극기훈련시킨다 하더라요."
저는 안한거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릅니다.
그러자 다른 아이가
"저는요 안했구요 재네들이 그랬어요."하며 손가락으로 다른아이를 가르킨다.
"찬영이너 ! 병아리 상자는 왜들고 다녀 죽으라고.!"
아이들 몇몇이 다먹고난 하드막대기를 들고 상자안을 휘저으면 병아리를 귀찮게 했답니다.
난 아이손에 들려있는 하드막대기를 하나 뺏어서 그아이를 꼭꼭 찌르며
"야 ! 너 ....너 이렇게 찌르면 좋겠니?"
"아니요 .............잘못했어요" 하며 슬금슬금 흩어졌습니다.
"너두 마찬가지야!"
저는 안혼난듯 안심하고 가만있던아이가 화들짝놀랍니다.(마무리까지완벽하게)^^
개구장이 녀석들 모습이 이쁘기도 했지만 그녀석들에게 시달린 병아리가 안쓰러웠어요.
병아리 주인잘못만나 극기훈련한번 되게 했겠구나... 좁은상자안에서 하드막대기 피해 왕복달리기하느라구 쯧쯧...
얼른 병아리들을 구조해 집으로와 안에 들여놓았습니다.
에구...밤이면 출까봐 안에 들여놓아야하구 아침되면 내다놓고 먹이주고 물주고 잘있나 살펴봐야하고....아이들땜에 병아리경호원 노릇도 해야하구 ...그러고 이튼날밤은 날씨가 초여름 날씨라서 밤에도 그냥 밖에다 재웠습니다.
사실 안에 들여놓으니까 너무시끄러웠거던요 잠들기 전까지는.

다음날 아침 안그래도 두아이 등교준비로 바쁜아침에 병아리소리때문에 더 정신이 없었어요.
작은아이 학교에가면서 병아리빌라를 보더니
"엄마 ! 병아리가 죽었어요.!" 하는게 아닌가 아닙니까 .
엥?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어젯밤 귀찮다고 안들여놨더니 추워서 죽었나...하고 나가보았어요.
상자안을 들여다보니 한놈이 날개를 양쪽으로 푹 펼치고 넙죽업드려 있는게 아닌가...
이런.....이런 이게 아닌데 ....죽을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헉! 일주일만 더버티지....아쉬웠지만
저는 아이한테 좀귀찮아한 행동이 들킬가봐 아이눈치를 살펴가며 약간 오버를 해서 호들갑을 떨었어요.(이럴땐오노의허리우드액션)
"거봐 엄마말이 맞지? 금방 죽는다고 사지말라고 했잖아."
전 아이표정을 살펴가며 등을 떠밀었어요.
"어서 학교나 갔다와 지각하겟다 그리고 이따가 놀이터에 갓다 묻어줘응?"
힘없는 목소리로 "네....에." 대답을 하고 학교를 갔습니다.
이렇게 난처한 순간을 어설푸게 얼버무리고 이걸어째 그래도 기본 일주일은 살아야지 ...하룻밤 안들여놨다고 꼴딱 죽어버리냐. ...그럼 내가 쪼끔 미안허잖어....아니야 그녀석들이 극기훈련시켜서 그랬을거야 ....이런저런 변명거리를 찾다가 할수없지뭐 지운명이지머 내가 살으란다고 살고 죽으란다고 죽나머? 애써 내가한행동에대해서 회피할려고 전 치사한 인간이됬습니다.
....흠흠....찜찜.....
할수없는거야 지가 명이 짧아서 그런걸 어떻해 속으로 중얼거리고 들어와서 아침드라마에(박완서원작/그대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눈을 박고 혼자 밥을먹었습니다.
드라마도 끝나고 커피까지 한잔하다가 문득 드라마에 빠져
잊고있던 죽은병아리가 궁금해서 나가서 상자안들 보았습니다.
어? 푹퍼져 죽은줄알았는데 아직 할딱할딱 움직이고 있었어요.
이걸어째 ........차라리 안볼때 꼴딱 죽었으면 이꼴은 안볼텐데....할수없이 병아리를 들고 물이라도 먹여볼려구 물이든통에 입을 대주어도 먹지도못합니다... 눈은감고....것도 모르고 친구란놈은 눈치없이 죽어라고 삐악거립니다 얄미울정도로 스테미너가 넘치나봅니다.
안볼려니 신경쓰이고 봐줄려니 죽어가는걸 두고볼수없어 안에들어가 아이약스픈을 들고와서 물을 떠먹였어요.
어쭈~...옳지옳지 한모금 두모금... 이렇게라도 물이들어가네.
물먹는걸 보니 설탕물도(아픈사람도포도당주사한병이면 기운차리길래) 먹여보다 아이가먹던 감기약을 조금 먹여도 될것같은 생각이 번쩍들어서(캬~굳아이디어에혼자감탄)
안에 들어가서 냉장고안에 있는 감기약시럽을 쪼끔따라가지고 와서 먹여보았습니다.
어쭈쭈리...쪼금만더.....더.....이렇게 몇번흘리면서 먹여놓고 한쪽구석입원실에 잘눕혀놓았어요 으리없는 친구놈이 괴롭힐까봐 그리고는
" 야! 아리!(성은 병이요 이름은 아리)원래 감기약먹으면 푹자고 일어나는거야 ."
"약먹었으니까 푸~욱자고 거뜬하게 일어나 알아찌?"알아듣지도 못할소리를 혼자 중얼거리고 들어왔습니다.
한참후에 궁금해서 다시나가보니
울랄라라~~~이게 서서 꾸벅꾸벅 비틀비틀 졸고있는게 아니겠어요.
병아리 살리기 여기서 멈출수없다.
전 다시 후다닥 안으로 들어가 이번엔 아이먹이던 홍삼즙을 한숟가락 떠와서 다시 먹였어요.
"너 요거 요거이~ 얼마나 좋은건지아니?"
일단 먹어봐라 맛이엄청쓰지만 기운이쁘드득 날꺼다.스테미너엔 최고여...몸에좋은건 원래맛이 쓰단다.
이렇게 저렇게 못알아 듣는 말까지하며 극진히 간호를 하고 저녁까지는 그래도 좀 깨송 깨송해진 모습을 보고 그날밤은 집안에 들여놓고 잤는데 ...아 !글씨!
....................딱.......죽었땅게라...ㅠ.ㅠ

아침에 보니 다시 푹퍼져서 진짜로 죽었어요...이젠 할수없죠.
저두 할만큼했어요. 제가예수님도아니고 더이상은 어쩔수가없었어요.
오후에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다음에 혼자가지고 놀이터 큰느티나무아래에 묻어주고 왔답니다.
하드막대기두개를 묶어서 십자가모양표시까지해서요.
이렇게 해서 이박삼일동안에 동거는 상황끝입니다.
아마 내년봄이와도 다시는 병아리 사달라고 안할겁니다.

남은 한마리는 어떻게 됐게~요? 맞추시는분 상품있씀다.
고거는 시간나면 2탄 (지가안바쁜거같어도 쬐끔무쟈게바쁘거덩요)^^


에고...긴긴글 인내력가지고 읽어주신분덜 수고하셨습니다~아~
끝까지 다읽으신 분들은 요옆에 녹차한잔 마시고 가세요.
금쪽같은 시간간뺏어서 죗송합니다!.....그리고 감솹니다!
오늘도 행복하소~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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