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새내기 대학생이 되었을때 내가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미팅도 아니고 화장도 아닌 키타를 배워 보는 것이었다.
부모님은 여자가 무슨? 절대 사주실것 같지 않고 그때 날 무척 귀여워해 주시던 하나밖에 없는 고모가 내 소원을 들어 주게 되었다.
그래서 고르고 골라 산 키타. 그 이름하여 세고비아 키타.
서점에 들러 교본 사고 어설프게 띵가 띵.
손가락은 왜 이리도 뻣뻣한지.
아무리 연습해도 코드가 잘잡히지 않아 손에 쥐가 나고.
그래도 난 열심히 키타줄을 튕겼으니
그때 연습하며 부르던 노래는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죠.
한소절 튕기고 버벅거리고.옆에서 지켜보던 동생들 "누나, 제발 끝까지 노래 부를 수 있게 할 수 없어."
어디 난들 그러고 싶지 않냐구요?
아무튼 국내 가요 한곡 그렇게 연습하고
이젠 수준을 업그레이드해서 금지된 장난의 주제곡 로망스.
첫소절은 그런데로 연주할만한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허걱.
앞부분만 줄기차게 연주하다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키타는 내 곁을 떠났죠.
아니 내가 버렸습니다.
그ㅡ 키타 제 남동생이 주워 또 띠디딩.
아직도 고향집에 가면 장농 위에 조용히 자리 잡고 누워있습니다.
오늘 이 숙제를 하다 생각해 보니 키타가 불쌍하네요.
주인 잘못 만나 제대로 실력 발휘 한번 못하고 잠만 자고 있으니.
지금 전 키타 연주 듣는 것을 좋아해요.
노래할 때 누군가 곁에서 키타 반주 넣어 주면 맛 나죠.
7,80년대 노래는 대부분 청바지 입고 통키타 연주.
바로 유가속에 자주 들려 주는 그런 분위기의 노래들.
오늘 그 중에 한곡 김피디님이 잘 선곡해서 들려 주신다면 더 살맛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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