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물]
꺄브
2003.05.23
조회 77
[봉숭아 꽃물]
고운 마음에만 고운 물이 드는 걸까요?
꾹 참고 얌전하게, 세번씩이나 물을 들여도
자면서 풀어 버린 동생보다
더 연하고 밉게 물이 들곤 했습니다.
어느 해 여름에는 할머니도 봉숭아물을 들이셨어요.
"할머니도 봉숭아물을 들여요?" 이상해하는 우리들에게
조용히 웃으시며 말씀하셨죠.
"할머니 열 손가락에 봉숭아물이 곱게 물들면
저승길! 환하게 빛이 비친단다."
철없던 저는 환하게 빛이 난다는 할머니의 저승길이
그저 부럽기만 해서 뾰로통했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제 손톱엔 봉숭아물이
예쁘게 들지 않았거든요.
고운 마음에만 고운 물이 드는 걸까요?
- 이승은 시 -
♪정태춘@박은옥/봉숭아 신청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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