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상우와 기타에 얽힌 비화
남왕진
2003.05.22
조회 95
어쩌다 한번 분위기에 취해 생음악 듣고 싶을땐
가까운 라이브 카페로 발길을 옮길때가 있죠.
신명나게 두드리는 드럼과 기타반주에 넋을 놓고
앉아 심취하다보면 세상 근심걱정 잠시라도 잊을수
있어서 좋지만 기타때문에 받은 설움을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20년전 군대시절 후반기교육을 마치고 전방으로
자대배치를 받아 동기생 몇명과 본부중대로
전입신고를 마친후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내무반에
들어가보니 고참몇명이 반갑게 맞이해주더군요.
침상에서 장기두는사람,애인한테 편지쓰는 사람,
기타치며 열심히 고래사냥을 외치는 사람 등등.
단조로운 전방생활하다 신병이 오니까 이것저것
물어보는것도 많고 잘하는게 뭐냐 묻길래 뭐든지
잘한다고 그랬더니 고래사냥을 외치던 왕고참이
기타를 가져와서 너 실력한번 발휘해보라길래
더듬거리며 도래미파솔라시도시라...치고 있는데
철모로 머리를 때리며 "그게 기타치는거냐 발가락으로
쳐도 너보다는 잘치겠다"며 기타를 옆에 서있던
동기에게 건네주며 쳐보라 하더군요.
(사실 저는 기타 못치는데 군대가서 누가 물으면
뭐든지 잘한다는 말을 하라길래 시키는대로 했음)
그녀석은 기타를 기막히게 잘치더군요.
그때부터 저의 군대생활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기타 잘 못친죄로 전입 첫날부터 원산폭격 자세를
취해야 했고 동기생은 고참들의 귀를 즐겁게 하느라
무슨 노래를 그리도 오래 부르던지 정말 미워
죽겠더라고요.
버스안에서 볼펜파는 학생 흉내내며 볼펜 스프링에
누가 맞아서 어쩌고 저쩌고 등등...
노래 끝날때까지 머리 박고 있는 동기생은 생각지도 않고
신나게 장기자랑을 하는 철없는 동기생은 군대오기전에
음악다방 DJ였으니 말도 잘하고 기타연주 솜씨도 좋아서
작업 나갈때도 내무반에서 고참들 즐겁게 해주느라
편하게 지냈고 저야 뭐 열심히 일을해야 했습니다.
나이 많은것도 서러운데 기타 못친다고 구박받으니
열받더라구요.
그렇다고 기타 때문에 고생만 한것도 아닙니다.
가수 이상우가 문선대에서 본부중대로 복귀한 이후로는
즐거운 시간도 많았어요.
기타를 잘 쳤던 상우에 의해 어떤날은 눈물 흘리고
어떤날은 박수와 환호속에 즐거운 회식도 했었고,
군대 회식이라 해보았자 과자 몇개 먹는것이지만...
GP근무자교대할 무렵엔 애인과 가족 초대해서
위로연을 펼치기도 했는데 그때도 어김없이 이상우가
통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에 눈물 흘리던 사람도 많았죠.
오늘따라 상우의 기타 반주에 맞춰 추억의 노래한곡
불러보고 싶어지는군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기타 때문에 울고 웃던 그때
그시절의 추억들이 새삼스럽게 그리워집니다.


포크 여전사 박강수가 23일부터 25일까지 퀸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박하지만 강렬한 라이브 무대를 연출하겠다며
주사위,부족한사랑,가겠소,등1집음반 수록곡과
애창가요와 팝 등을 들려줄 예정이며
임지훈,추가열,자탄풍,유리상자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답니다.
공연이 성황리에 끝나길 기원합니다.


시흥시 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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