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신
피터팬
2003.06.06
조회 48
짚신을 삼았다가 풀어보기는 커녕
짚신을 신어보지도 못했던 내가
새끼줄 줄넘기는 맨발로도 넘어보았지만
짚신이야 으례 초상난 집에서 신는 것이니 알았던
내가 뒤늦게 짚신을 신고 길을 떠난다.

짚신을 신고 가는 길은 막다를 길일 수도 있다.
막다른 길이라면,가로 막는 새끼줄을 풀어 짚신을 삼고
두겹 세겹 겹겹이 꼬여 있는 새끼줄을 풀어
꿈의 짚신을 신고 그날
가고 싶은 길,길을 나선다.

모든 것을 버리고 짚신만 신고 가는 길
동강난 길의 이름은 기다림의 길
열겹 스무겹 가로 막는 새끼줄을 풀어 짚신을 삼고
겹겹이 미움으로 얽혀 있는 새끼줄을 풀어
그 날 기다림의 짚신을 신고 가야되는 길.

길을 나선다. 사람의 발자취 끊겨 있는 곳!
길은 없어서 좋다.짐승의 발자취 따라
ㄱㅜㄴㅎㅗㅏ는 벗고 ㄱㅏㅅㅣㅊㅓㄹㅁㅏㅇ은
잘라 버리고
새끼줄로 줄넘고
그날 가고 싶은 길 길을 나선다...(고원)

김 민 기 - 강 변 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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