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양식
조강일
2014.02.08
조회 44
얼어붙는, 세상이 낯 돌려도 두렵지 않는 그런 힘을 주는 양식, 그것은 사랑만이 아닙니다. 웃음만이 아닙니다. 실연도 눈물도 체온을 덥혀주고, 추위를 이겨 내는 힘을 주는 양식이 될수 있습니다.
어느 오후 깡깡 얼어붙은 개울을 건너다가 떠올린 주제였고, 눈바람 속을 쏘다니면서 떠올린 구절들이었습니다.
이 졸작은 올 겨울에 쓴 것입니다. 사랑하고 아끼는 작품은 아니나, 눈바람 속을 쏘다니면서 떠올린 구절들이었습니다. 올겨울 나의 심황(心況)을 정직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쓰고 나서 단념할 것을 모든 경험은 고귀하고 값진 인생의 일부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면서도 살지만, 미워하면서도 더욱 사랑할 수 있듯이 겨울을, 그 추위를 이기는 방법은 미움이, 증오가 제격인 것 같습니다. 미움의 아름다움, 증오를 양식삼는 지혜를 배움니다 올 겨울에는. 작품을 소개하면

눔물이여
네 앞에서 그처럼 백치였던 내게도
어떤 슬기가 깃들이나봐

쓰디쓴 한 사발의 독을 마시고 보니
깜깜 천지
침묵의 시절도 무섭지 않고

거대한 빙산의 좌초를 노리듯
미워하자 미워하자
이 요상한 힘으로

욕스럽긴 하지만
철두철미 미움 하나로
모질게 추운 이 겨울도 살 만해

적어도석 달 열흘 거뜬히
나는 버티리라
보란듯이 웃기 위해 견디리라, 살아 남으리라 신척곡은 "허각'의 오늘 같은 눈물이"를 애청자와 가족과 함게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끝)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