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누구나가 힘들었던 어린시절 저희 친정어머니께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하여 홀로되신 큰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사촌오빠들과 더불어
대가족이 모두 함께 좁디좁은 집에서 생활을 하시면서 우리나라 전통가요인
트롯트를 기쁠때나 슬플때나 늘 흥얼거리며 즐겨 부르셨는데요..
특히 이미자선생님의 동백아가씨 흑산도아가씨 그리고 금사향선생님의
홍콩아가씨 하춘화의 하동포구아가씨 남진의 목화아가씨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등등 아가씨 씨리즈의 노래를 애창하시는 모습을 보고 가수의 부푼
꿈을 키우곤 했지만 제가 넘넘 내성적인 성격이라 곁으로 표현은 못하고
속으로만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새내기 중학생시절 봄바람이 솔솔~
불어대던 따뜻한 어느 봄소풍날 장기자랑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한번
나가볼까 말까 며칠을 설레임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고민을 하였죠...
그런데 봄바람 탓인지 저도 모르게 과감하게 용기를 내어 어머니께서 늘
간드러진 목소리로 절묘하게 꺽어가며 즐겨 부르시던 홍콩아가씨가 좋겠다
싶어 제가 노래에 걸맞게 소품을 준비한답시고 평소에 아버지께서 들에
일을하러 나가실때 즐겨쓰시던 노란 밀짚모자와 초등학교시절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달아드렸던 조화로 만든 빨간 카네이션이 안방벽에 걸려 있는
모습이 눈에띄어 순간 노란 밀짚모자에 빨간 카네이션 꽃을 꽃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예쁘게 장식을 하여 키도 크고 날씬했던 제 자신이 마치
진짜 홍콩아가씨가 되기라도 한듯 멋진 모습으로 밀짚모자를 뒤집어 쓰고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걸어나가 콧소리를 내어가며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 하고 멋들어지게 홍콩아가씨를 불렀더니
어느새 제 별명이 홍콩아가씨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여전히 홍콩아가씨였던
저는 뻑하면 수업시간에 총각선생님이 저에게 홍콩아가씨를 불러보라고
시키셨는데요... 그때 총각선생님이 제가 부르는 홍콩아가씨 노래를 좋아한건지 아니면 저를 좋아한건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모를 일이네요...ㅋㅋㅋ
한때는 홍콩아가씨였던 저도 흐르는 세월따라 머리가 하얗게 물들어가는
인생의 사학년 마지막을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요... 그시절 추억의 언덕을
거닐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그려집니다...
금사향 선생님의 홍콩아가씨 신청 해봅니다!!!!!!!

(봄맞이 특집)따뜻한 봄바람이 불었던 어느 봄소풍날에...
고둘선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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