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나면 생각나는 그사람] 기타 소리가 선연한..
정미영
2014.03.14
조회 74
제가 다니던 시골의 고등학교는, 봄날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작은 학교였습니다.
당시, 입시가 인생의 가장 큰 목표였기에, 학교에서도 그리고 학생들도 모두들 자정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저 또한, 늦은 밤시간까지 교실에 앉아 친구들과 함께 자율학습을 하던 터였습니다.
하얀 달빛이 열려진 창가로 스며들던 그 시각, 운동장 저편에서 또랑또랑한 기타소리가 선명하니 들려왔습니다.
아 - 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밖을 내다 봤지만, 가로등 밑의 벚꽃만이 바닥으로 흩날리고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은은한 기타소리는 계속 들려왔고, 무언가에 홀린 듯, 저는 함께 공부하던 친구 손을 잡고 기타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운동장 저편 잔디 위에 '그'가 친구와 함께 나즈막히 기타를 치며 부르고 있는 모습. 벚꽃내음과 함께 코와 귀가 마비가 되었던 그때. 잊혀지지 않습니다.
물론, 그 뒤로 '그'와 저는 달콤한 연애를 하긴 했지만, 지금은 어딘가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겠지요.

그가 노래했던, 그 때, 그 노래.
사랑의 듀엣, [꽃과 어린왕자]가 듣고 싶습니다.
여전히, 15년째, 제 휴대전화의 컬러링이기도 한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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