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96년 3월 이맘때 우리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오래돼서 날짜는 가물가물하네요. 그 날도 봄을 재촉하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어요.
그때 저는 사귀던 남자한테 차여서 맘고생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인지 첫 만난 날 '이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울 남편 키가 나보다 작아서 외모가 맘에 안 들긴 했지만 착해보이는 마음씨가 좋았거든요. 적어도 나를 버리진 않을 남자 같았어요. 역시나 저를 그렇게 사랑해주는 남자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10월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단 6개월 사귀구요. 사귀었다기보다는 같은 집에만 안 살고 혼인 신고만 안 했지 뭐 거의 부부나 다름 없었죠. 남편이 격일 근무를 하는 직장이라 하루 걸러 한 번씩 만났거든요.
지금은 아이들도 넷이나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집에선 저보다 키가 작은 남편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딸 셋중에 제가 제일 시집 잘갔다고 합니다.
사는게 바쁜대도 3월이면 신기하게도 남편과 첫 만남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신청곡 : 채은옥의 빗물
배따라기의 봄비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둘다섯의 긴머리 소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