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생각나는 나의 첫사랑 하사관~
곽진희
2014.03.16
조회 81
벗나무에 봉우리가 맺힐무렵이면 어김없이 마음한구석에 말 할수 없는 공허함과 짠한 마음이 동시에 잠시 머물게 했던 국민학교5학년 농어촌에서 살고 있던 어린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살던 곳은 앞에는 바다, 뒤에는 논과밭,산이 둘러싸여있는 그림같은 곳이지요 그리고 그때는 어김없이 마을마다 군부대가 있어서 마을을 지켜주고 있었구요 아버님께선 군생활에 대한 향수병에 젖어계셔서 군인아저씨들을 보면 너무 자식처럼 챙겨주셨답니다.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근무교대로 보초를 쓰시는 군인아저씨들과 자주 얼굴을 마추치게 되었답니다. 아빠는 밭에서 나는 농작물과 바다에서 잡은 어패류를 군인아저씨들께 나눠드리고 군인아저씨들은 건빵을 답례로 주셨구요. 그때 국민학교 5학년이였던 저의 마음을 빼앗아버린 군인아저씨한분이 계셨는데 계급이 하사였구요. 키도 크고 노래도 잘 부르시고 가끔 기타를 가지고 바다모래사장에 앉아서 이런저런 장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곤 했답니다. 그때는 도통 무슨소리인지 몰랐지만요. 아는척 고개를 끄덕여 주며 아저씨의 얼굴을 보는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였던 시간이였답니다. 나의 첫사랑이며 크면 아저씨랑 결혼까지 하겠노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저혼자만의 짝사랑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은 1년이 지난 어느 봄날. 한통의 편지때문이였습니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아저씨는 제대를 하면서 얼굴을 보면 힘들것 같아 편지로 구구절절 이별통보를 보내왔고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나이도 많고 아이가 둘인 유부남이였다는 사실..아~~ 이런 된장.. 그때 펑펑 울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못하고 저의 첫사랑은 그렇게 끝나버렸구요 따스한 봄날이오면 저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고인답니다. 지금도 군인아저씨들을 보면 가슴이 쿵쾅쿵쾅 왜 이럴까요 주책이죠?
30년이 지난 지금 말하고 싶네요. 하사관아저씨! 잘 계시죠 저도 잘 살고 있어요. 일년에 한번씩 고향에 내려가면 그때 추억을 떠올리기라도 한듯 모래사장에 앉아 생각한답니다. 물론 지금은 듬직한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있지만요. 미소를 지으며 아저씨가 들려주셨던 노래 박인희의 모닥불도 흥얼거려요. 그때 추억이 있어서 이런 사연도 보내게 되네요 건강하세요
박인희-꽃반지 끼고
이난- 거짓말
민해경-어느소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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