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신청합니다
전현선
2014.06.07
조회 58
사랑하는 엄마와 뮤지컬을 보기위해 신청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에서 6학년으로 넘어가던 겨울, 아버지의 도박으로 집안이 많이 기울었고, 그걸 참지 못한 어머니는 저와 제동생을 데리고 서울로 이사오셨습니다. 그전까지 평범한 가정주부셨던 어머니는 저와 제동생을 키우기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정말 악착같이 저희 두남매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7년전, 제가 16살때, 저보다 한살어린 동생이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동생은 1년넘게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병원비에 어머니의 짐은 늘어만갔고, 저 또한 있는건 몸뚱아리 하나였기에, 신문배달 아르바이트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구한,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3년넘게 연락을 안하던 아버지께 연락까지 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피폐한 생활을 하셨기에 도움을 바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생활한지 3년, 전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고, 바로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어머니또한 여전히 청소일 가정부일 식당일 모든걸 마다하지 않고 일하셨고, 동생은 제가 극구 말려 일은 하지 않지만, 어디 크게 어긋나는 곳없이 열심히 공부하는 착한 동생으로 자라주었습니다. 그렇게 1년, 드디어 빚을 다 갚았습니다. 가장 큰 걱정이었던 동생의 대학은 동생이 4년생 장학생이 되어 한숨 덜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궂은일을 하세요... 전부 저 때문입니다. 빚을 다 갚고나니 공부욕심이 생기더군요. 어릴땐 동생보다 공부잘했던 난데, 주변친구들은 모두 싱그러운 청춘을 즐기고 있는데, 저만 퀘퀘한 공장을 계속나가는게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레 말을 건넸고, 어머니는 흔쾌히 허락하셔서, 저는 22살 늦은나이에 다시 대학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닌 일을 줄이기신 커녕 야간식당 일하나를 늘리셨습니다... 무거운 짐을 얹고 시작한 수능준비... 와... 정말 어렵더라고요. 뭐가뭔지 하나도 감을 못잡겠고, 왜이리 범위도 많이 바뀌고 까다로워졌는지 동생을 붙잡고 매일 공부하고 외우고 그랬네요. 그렇게해서 작년에 대학에 붙었습니다. 그렇지만.... 장학생이 되진 못했어요. 국가장학금을 받아도 300만원정도가 모자르더군요... 그건 다시 빚이 되었지만 저와 동생이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대학교를 다니기에, 열심히 과외를 하고있어 차근히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머니께서 일을 식당일 하나로 줄이셨어요. 요즘 통 몸이 약해지셔서 걱정이었는데 정말 기뻤지만, 어머니께선 남은시간이 심심하신지 자꾸 일을 다시하시려 하네요. 그래서 시간 좀 떼우시라고, 영화랑 뮤지컬 실황등 친구가 보내준 영상들을 드렸는데, 어머니께서 뮤지컬을 그렇게 좋아하시네요. 젊었을적 보셨다는 말과 함께... 아직 가계가 많이 좋은편은아니라 제가 돈을주고 보여드리지는 못하는데, 이런기회를 통해서나마 보여드리고 싶어 신청합니다. 꼭 ㅠㅠ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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