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로 147일된 딸아이를 키우는 전업 육아맘이랍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로 지쳐 우울증에 시달려 매일 삶을 비관하며
울기도 많이 울고 정말 못난생각도 많이 하며 그렇게 시간이 흐리기만을 기다리던 어느날~ 남편이 라디오카세트를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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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할일없이 외로이 탁자위에 놓인 라디오를 바라만 보다가 조심스럽게 라디오를 켰을때 대학시절 즐겨 듣던 노래들이 하나둘 흘러나오더라구요. 그렇게 저와 라디오의 만남은 어색하게 시작되었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람시계보다 더 정확한 아기의 기상시간과 취침시간 덕분에 하루하루 변함없이 지루하고 고된생활을 반복하며 지쳐가는 저에게 라디오는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되었버렸네요.
아침 9시부터 밤 8시까지 하루종일 93.9주파수에 맞춰져 영화음악, 가요, 팝송 등등의 음악과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씩 삶에 대한 소소한 행복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아기와 씨름을 하며 나만의 작은 세상에만 갇혀지내다 라디오를 통해 조금은 더 넓은 세상을 간접적으로 접하며 재미난 사연엔 깔깔소리내어 웃기도 하고 슬픈사연엔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며 점점 감정이란걸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박승화씨가 불러주는 동요를 따라부르며 아기를 재워놓고 기타코드를 보며 저도 파란마음하얀마음을 연주해보기도 했네요.
그리고는 그냥 혼자 괜시리 기분이 좋아 출산후 처음으로 남편에게 문자를보냈습니다 . " 여보 라디오 사다줘서 고마워~ 나 요즘 참 행복해~~~" 이렇게요~
늘 우울해있고 표정없이 짜증만 내던 저의 작은 변화에 남편도 행복하다고 답문이 왔네요.
그래서 전 오늘도 변함없이 뒤집기가 한창인 우리딸 옆에서 열려진 창문사이로 살랑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여름을 알리는 시원한 노래로 맘을 달래봅니다.
참~ 신청곡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학창시절부터 너무 좋아하던 비틀즈의 Let it be 들려주세요~

라디오는 행복을 타고~
이지안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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