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오솔길을 걷다가 아이와 함께 매미를 잡는 젊은 엄마를 만났습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엊그제 아파트 단지 수목에 소독을 해서인지
아이 손에 든 매미 집엔 매미가 가득했습니다.
저렇게 많은 매미를 왜 잡았을까? 하는 의아심이 들었지만, 땀 흘려 가며 매미를 잡기 위해
나무를 살피는 엄마 모습에 입을 열 수 없었습니다.
매미로 한여름에 일 주일 살기 위해
땅속에서 굼벵이로 7년을 산다는 매미
짧은 삶을 마감하지도 못한채
매미집에 갇힌 매미가 안스러웠습니다.
여름방학이면
곤충채집 숙제를 하기 위해 거미줄을 잔뜩 친 대나무를 들고 고추잠자리. 매미. 여치를 잡기 위해 들판을 헤매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알코올을 묻힌 핀으로 고정해 상자에 담고, 이름을 쓴 견출지를 붙여 방학숙제를
했지만, 검사만 받으면 집에 가져와 버려졌던 것 같습니다.
곤충도 생명인데
그 때는 몰랐습니다.
잡았다가 때론 하늘 높이 날려주기도 했지만
매미를 잡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나무에 앉았다가 민첩하게 날아갔으니까요.
아이 엄마랑 아이도 매미채집을 마치면 매미를 놓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신청곡: 다시한번/박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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