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선원
박요한
2014.09.26
조회 36
저는 한번 배를 타면 최소 8개월에서 1년 넘게 바다에서 일해야 하는 외항선원입니다. 벌써 이일도 28년 째 입니다. 결혼 후 줄곧 이일을 해왔으니 이제 배태랑이 다 되었네요. 일상적인 바다의 변수와 싸우는 것은 기본이고 세계경제가 어려운 요즘, 각국의 규제도 심해졌고 무엇보다도 해적들의 출몰로 인해 긴장과 피로감이 더하는군요
육지냄새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오면서 힘든일 많았지만 저보다도 그런 남편을 기다리며 아이들 키우고 가정을 지켜온 아내가 더 힘들었을 겁니다. 잠시 들르는 저에게 걱정하지 않게 하려고 아이들 문제와 시잭,친정 식구들 문제까지 혼자서 감당하려고 나에게는 아무문제 없으니까 당신은 건강하고 안전만 생각하라고 신신당부하는 아내의 애뜻한 눈빛이 애초럽기까지 합니다.
잠시 귀국하여 집에서 꿀맛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다음부 출항을 위해 이번 주말에 다시 부산으로 내려갑니다.
또 오랫동안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네요
오늘 아침 고마운 아내를 위해 내 마음을 담은 자작시를 써 보았습니다.
아내에게 이 마음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나는 너의 구름

뭉게구름 커다랗게 만들어
지친 세상살이에서
기대어 쉬고 싶을 때
그대를 포근히 뉘여
새근대는 숨소리를 들으며 잠재우는
그런 구름이 되고 싶다

가벼이 떠오르는
양탄자 구름 넓게 만들어
저 하늘 높이
아무도 없는 그곳으로
그대를 태우고 올라
온 세상 볼 수 있는
그런 구름이 되고싶다

멀리있는 그대에게
구름 그림 만들어
그대만 볼 수 있는
나의 마음 한가득 그려내어
사랑 마음 전하는
그런 구름이 되고 싶다

그대 가는 곳마다
그대 위에 머물러
햇빛 가리워주고
거센 폭풍우 바람이 불어도
하늘에 닻 내려놓고
언제나 그대와 함께 머무르는
그런 구름이 되고 싶다


신정곡-이선희씨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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