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아우성
정순이
2014.10.23
조회 70


시끄러워 잠이 꺴다

창유리에 달라붙은 반투명의 아우성

떼지어 엉키며 부풀리며 퍼져나가며

쉴 새 없이 휘돌며 되울리는 메아리조차 자욱하다

고요가 이렇게도 소리칠 수 있다니

고요의 목청이 이렇게도 깊고도 요란할 수 있다니

고요의 목소리가 내설악을 통째로 삼켜버릴 수 있다니

귀를 틀어막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먼데 산봉우리 하나가 모가지만 내 놓은 채 허우적거린다

세상은 거대한 안개바다

깊이 모를 대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아우성만

끼리끼리 휘돌며 메아리치고 되받아친다



한나절을 기다려 나가보니

산자락 자락마다 선혈이 낭자했다

단풍은 절정, 피비린내 진동하는 전쟁터였다




유안진 / 고요의 아우성



단풍의 절정 마중나갈 요즘이죠
좋다 보다는 이제 또 다 지누나 하게 되는
이런 아우성속에 서서
가을냄새 맡습니데이
건강한 하루 되시구요^^*



거리에서 / 성시경
가을사랑 / 신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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