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데
뒤에 오던 나이 지긋한 중년남자가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숨이 차지 않는다는
요령을 일러 줍니다
해보니, 사실입니다
예전에 자신의 아버지가 손수레를 끌고 언덕을 오를 때
지그재그로 올라갔던 기억이 나서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를 땐 늘 그렇게 하는데
힘이 훨씬 덜 들더라는 거지요
그제서야 언젠가 등산 경험이 많은 선배가 일러준
지그재그 산행법이 생각났습니다
실제로 한 두 번 그런 방법을 사용해
오르막길에서 효과를 본 적도 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때로 길을 가다 보면 내가 잊고 있었던
내 안에 있는 어떤 것들을 문득
자극하는 길동무를 만나게 됩니다
나를 기분좋게 흔들어 내 삶을 훨씬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동무들입니다
아마도 그런 사람을 일컬어
'도반(道伴)'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내 삶의 도반들이 누구인지 생각하다가
오르막길 등정 요령을 일깨워 주고
앞서 오르는 중년남의 등뒤에서
마음속 깊이 합장했습니다
복되게도...
제게는 그런 상시(常時)적 도반이 세 명이나 있드라구요^^
- 혜신+명수
그대가 있음에 내가 있는 거 지요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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