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먹자
이 방에 대고 저 방에 대고
아내가 소리치니
바깥에 어스름이 내렸다
밥 먹자
어머니도 그랬다
밥 먹자, 모든 하루는 끝났지만
밥 먹자, 모든 하루가 시작되었다
밥상에 올릴 배추 무 고추 정구지
남새밭에서 온종일 앉은걸음으로 풀 매고 들어와서
마당에 대고 뒤란에 대고
저녁밥 먹자
어머니가 소리치니
닭들이 횃대로 올라가고
감나무가 그늘을 끌어들였고
아침밥 먹자
어머니가 소리치니
볕이 처마 아래도 들어오고
연기가 굴뚝을 떠났다
하종오님의 '밥 먹자'중의 한 구절이었습니다.
학교 다녀 왔습니다..
듣는 사람 없어도
다녀왔다는 한마디 휘~~리릭 던지고
등에 메고 있던 가방도 마루에 휘~~리릭 던지고..
놀자~~하는 친구의 그리운 한 마디에..
휘~~리릭 대문 밖으로 놀러 나갔지요
태권동자 마루치 정의의 주먹에
악의 무리 십삼호 납작코가 되었네..~~라는
만화 주제가를 부르면서 고무줄 놀이도 하고..
꼭꼭 숨어라 숨바꼭질도 하고..
머스매들과 땅따먹기도 하다 보면..
어느새 배가 고파 옵니다
그때 저기 멀리서 그리운 말 한 마디..
그건 우리 엄마의..
누구야 밥 먹으러 들어와라 하는 그리운 소리였습니다
어느 새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아..
우리와 함께 놀던 ..햇님도 엄마가 밥먹어라 부르는건지..
내일 만나 하면서 서산으로 넘어 갑니다
우리 엄마가 차려 주셨던..
엄마의 밥상이 그립습니다..
맛잇게 익은 열무 김치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전어 구이..
그리고 호박 큼직하게 썰어서 풋고추 넣고 끓여 주시던..
맛난 된장국..
밥먹자~~그렇게 엄마의 목소리에 하루가 시작되고
또 밥먹자로 하루가 마무리 되던 그시절..
이제는 내가 엄마가 되어서..
밥먹자라는 말을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지만..
가끔은 그 시절처럼 엄마의 부름에
'네'하고 달려가 보고 싶습니다
어제 박승화님의..
밥먹자~~
한 마디가 계속 귓가에 울려서 올려 봅니다..^^
자전거 탄 풍경..보물 신청할께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