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저희 어머님의 유일한 애창곡입니다!!!
강재호
2015.02.14
조회 66
제 나이도 이제는 어느새 쉰...
힘들기만 했던 그 옛날 저희 어머니께서는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2살 아래인
한량이신 울아버님을 동네에서 입담 좋기로 유명한 방물장수 할머니의 중매로
다 쓰러져 가는 종갓집인 저희집으로 시집을 오셨는데요...

어머니께서 시집을 오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증조할아버님과 증조할머님이
중풍으로 갑자기 쓰러지시고 서로 약속이라도 한듯 건강하기만 하셨던
할아버님과 할머님마저 연이어 중풍으로 자리에 들어 누우셨습니다...
갑작스런 시어른들의 병수발로 어머니께서는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지만
팔남매 저희 형제 자매들을 비롯하여 종갓집 대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봄이면 산과 들에서 나는 각종 나물들을 해가 지는줄도 모르고 들로
산으로 다니며 직접 캐서 시장에 내다 팔고 뜨거운 여름날이면 저희집 마당에
있는 커다란 가마솥에 옥수수를 잔뜩 쪄서 함지박에 담아 머리에 이고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행상을 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저는 늘 해질녘이면 동구밖에 나가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를 들어간뒤 어느날 부터인지 어머니께서 빈 함지박에
제게 넘넘 좋아하는 쫄깃쫄깃한 인절미를 담아 머리에 이고 오시면서 동구밖
모퉁이를 돌아 오시는데 혼자서 나즈막하게 흥얼흥얼 거리는 낮익은 목소리의
노래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 노래는 어린 제가 듣기에도 어머니께서 힘들고 험난한 길을 걸어 오셔야
했던 자기 인생에도 반드시 쨍~ 하고 해뜰날이 있을거라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듯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송대관님의 해뜰날은 저희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유일한
애창곡이었는데요...
14년전 시각장애 일급이신 아버님을 두고 홀연히 하늘나라로 먼저 가버린
어머니가 넘넘 그리워 간절한 마음으로 송대관님의 해뜰날을 신청합니다!!!

행복을 운전하는 손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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