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 굽이 흐른 세월...엄마
이금하
2015.04.08
조회 120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새벽...
미지근했던 아랫목에 온기가 올라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서..
어머니의 굽은 하루는 시작 됩니다..


물을 데우기 위해 허리를 굽혀 물을 기르시고..
어머니는 찬물에 세수를 하시면서도..

아버지와 자식들에게는
따뜻한 물을 주셨던 어머니.


허리 굽혀 아침을 준비 하시고..

설거지를 하시고..
낙엽 떨어진 마당을 쓸기 위해

또 허리를 굽히시던 어머니.


그많은 빨래를 하기위해

다시 허리를 굽히시고..
겨울 찬물에 어머니의 손은

금새 빨개지고 맙니다


바구니 하나 등에 이시고

호미 한자루 챙겨..
또다시 어머니는 갯벌로 향하십니다
꽤 오랜 시간동안 어머니는

바지락 조개등을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시고 일을 하십니다


겨울바다 바람에 어느새

두볼은 홍시처럼 빨게 지시고 ..

해삼이나 낚지라도
하나 잡히면 높이 들어

방파제에 앉아있는 자식들에게
활~짝 웃음을 보이시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자식들이 보기엔 당연한 걸로만
알았습니다.

엄마니까요
나이가 들면 키가 작아진다고 하쟎아요
두무릎에 관절이 걸려 더 굽어보이시는 엄마의 모습...
항상 괜챦다고 얘기 하시지만 ..압니다
자식들에게 걱정 안시킬려고 하시는 말씀이다는 걸요...


밤이 늦어서야 굽은 허리를 펴시고

주무실수 있었던 어머니...
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겨울 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주시던

어머니
굽이 굽이 흐른 세월은......
정말로 어머니의 등을 굽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네요

어머니 지금껏 당신은 너무 많이 허리를 굽히셨고..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너무 훌륭하세요
많은 것이 편해진 지금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딸에게 잘살라고 말씀 하시는 어머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어제는 아빠와 두번을 통화 했습니다
여든 아홉 우리 아버지시지만
아빠라는 ...호칭을 더 좋아하시는 우리 아버지..

힘든일이 있으면..
딸의 투정이라고 생각하며
다 받아주시는 우리 아버지

힘들다고 내색은 않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다 아신듯
큰 웃음으로 위로해주시는 우리 아버지..


오전에는 지난번에 사다준 포도 있냐며
엄마가 포도를 좋아하시거든요

오후에 이상하게 가라앉은
마음을 어쩔수 없어
전화를 드렸더니
요양 병원에 계시는 엄마가
하루 하루 기력이 떨어지신다고 하네요

인자 나 가야 되겄소..
나 가도 되겄지라..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네요

어릴적 자식들을 혼내던
그 강함은 어디에 남겨두고
왜그리 약한 말씀을 하시는지

엄마 제발 가지마..
내가 의지할수 있는 곳은
엄마 품 뿐인데..

돌아오는 토요일에 다녀 올려구요
우리 엄마 더 힘들기전에 다녀 올려구요


이렇게 좋은 봄날..
꽃구경 한 번 못하는 엄마에게
혹시 꽃다발 신청해도 될까요


마마..바비킴
엄마 나를 지켜준 이름..박강수
돈데보이-Dondy voy-T.Hinoj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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