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인 딸 나연이는 방과후 수업으로 기타를 배우고 있다. 작년에 기타를 사서 오전에는 내가 문화센터에서 기타를 배우고 토요일에는 딸이 학교에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으로 기타줄을 세게 눌러야 소리가 나는데 손끝이 너무 아프고 코드를 익히는 것도 힘이 들었다. 수업을 마치고 나면 손가락 끝에 기타줄 자국만 선명하게 남았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수업할 때에만 기타를 꺼냈다가 일주일 동안 가방에 고이 모셔 두었다. 살림하고 애들 키우다보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갔다. 기타수업 바로 전날 저녁에 숙제로 낸 곡이 생각이 났지만 밤에 기타 연습을 하면 이웃에게 피해를 준다는 핑계를 대면서 일관성 있고 꾸준하게 숙제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실력은 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도 제자리였다.
선생님은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했지만 기타 연주는 나에게는 너무 먼 당신이었다. 반면에 나연이는 매일 기타 연습을 했다. 나와 같이 시작했는데도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었다. 하이코드를 잘 잡는다고 선생님께 칭찬도 들었단다.
나는 6개월 동안 기타 수업을 받다가 포기를 하고 나연이는 지금까지 꾸준히 배우고 있다. 이제는 제법 연주를 잘 한다. 얼마 전에는 로이킴의 <봄봄봄>을 부르며 연주를 하는 나연이가 멋져 보였다. 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했다면 지금 나연이 만큼 연주 할 수 있을 텐데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딸의 기타 연주를 들으며 옆에서 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노래도 하나의 악기니까 노래라도 열심히 불러야겠다.
로이킴-봄봄봄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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