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걸려온 전화..
이금하
2015.04.23
조회 58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 쯤 되는 아들 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 잔치 몇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정일근님의 ..사월에 걸려온 전화




사월의 교정에 꽃이 피고

꽃비가 내리던 날

깔깔깔 수줍은 소녀들의 웃음 소리도

꽃이 되고 또 꽃비가 되어 내렸지요



세월은 흐르고 또 흘러

사월은 그렇게 꽃잔치를

펼치며 또 그렇게

다시 찾아 왔네요



그것 아세요?..^^

어느날부터 바람이 고와지고

어느날부터 하늘이 고와지고

어느날부터 꽃들이 고와지고



어느날 부터 그렇게 나이들면서

세상에 피고 지는 것들이

기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때론 눈물이 나기도 하니..



꽃이 피고 또 꽃비 되어 내려도

참 곱고 예쁜

봄날입니다


사월의 꽃 잔치를 어찌 헤아릴수 있을까요
그저..그날이 교정이 그립고
떨어지는 벚꽃만 봐도
깔~깔~깔..거리던
친구들이 그립고

그랬던 내가 그리운 거겠죠..^^



그리워라..현경과 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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