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시간에는 늦게 퇴근하는 신랑으로 아이들 저녁을 미리 준비하면서 듣곤합니다 CBS음악은 들으면 옛 생각이 나곤 하는데요
저는 IMF학번으로 졸업후 제가 준비하는 임용시험이 중단되고 막연히 도서관을 들락거렸었지요
그날은 2월.... 설 준비로 전 담당인 저는 음식을 많이 하시는 엄마 덕에 허리한번 못펴고 계란 한판 다깨서 생선전 산적 동그랑땡등 후라이팬의 열기와 기름 냄새로 제 정신은 혼미해져가고 있었죠
4,5시간동안 반복적인 일을 하고선 이대로 안되겠다 여기를 탈출한 방법은 공부한다는 명분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빨간 숫자 명절 친구들은 엄마가 있는 지방으로 가고 전 그날도 갈곳도 없고 해서 가방메고 어김없이 그냥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그날 역시 무슨 공부가 되겠습니다 ㅠㅠ
마침 도서관 나온 친구랑 커피한잔 마시다 신세타령하다보니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하나씩 켜져갔습니다
배는 고프고 집에나 가야겠다 해서 도서관에 팽개둔 ^^ 가방을 다시메고 (그때는 워크맨이 있었지요) 이어폰을 끼고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그때 젤 좋아했던 지금도 물론 좋아하구요 {서지원의 내 눈물모아}...
너무나 좋아해서 테이프 사서 듣곤 했었지요
볼륨높여 감성에 젖은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사람소리가 나더군요
길을 물어보는지 알았는데 허허,,, 시간있냐고 묻대요
도를 믿는 사람은 아닌거같고 빡빡머리에 나이는 어려보이고
알고보니 같은학번 같은나이 그리고 군대 갓 졸업해서 빡빡이에 제가 괜찮았는지 낮부터 제가 가는 곳마다 지켜봤다는군요
외모가 이상형이 아닌지라 안만날려고 맘을 먹었더랬죠
다음날 도서관을 가니 저를 찾아 다니고 저는 놀라서 다른 열람실로 집으로 피해다녔죠
학원을 가는 저를 집도 어딘지도 모르고 언제 학원을 가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집 근처를 아침7시부터 몇시간을 막연히 기다렸대요
몇날 몇일 피해다니다 빡빡머리의 정성에 감동해 지금까지 왔건만 생각해보니 프러포즈도 꽃다발도 없이 그냥저냥 결혼을 했더랍니다
드라마에서 프러포즈 장면나오면 그렇게 구박해도 눈치없이 선물은 없답니다 결혼전에는 그렇게 따라다니더니.... 결혼이 뭐길래.....
오늘은 결혼한지 12년 만난지는 17년 됐나요 오늘 결혼기념일은 선물은 커녕 시어머님이 3박4일로 오셨네요
3주에 한번씩 오시는데 삼시세끼 새로운 밥 새로운국 반찬 하기가 너무나 힘드네요
신랑은 발령난 부서가 가끔씩 자고 오는 날이 있는데 마침 오늘이 그날 입니다
올해는 일년중 제일 우울한 기념일이 될듯합니다
17년전 워크맨으로 들었던 {서지원 내 눈물모아} 들려주세요
저의 눈물이 또르르~~모아질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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