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같이, 항상, 영원히
박영화
2015.06.16
조회 65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정확히 7년전 6월1일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말수가 없고 정직해보이는
눈빛이 마음에 들었고, 그 이전에는 남자에게 관심도 없던 제가 이 사람에게
만은 달랐어요. 먼저 고백할만큼 그사람이 좋았어요.
홀어머니를 모시고 매달 생활비를 드려야만했던 사정이 있어서, 저희의
데이트는 늘 분식점에 공원산책..가끔은 영화관데이트.. 딱 그정도 였어요.
그래도 행복했기에 이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무렵 저희부모님은 소위 좋은조건의 남자와 결혼시키기위해 선자리를
알아보고 계셨어요.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거부하고 있었어요.
가난한 사람과는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으셨기에 쉽게 말을 꺼낼수가
없었어요. 그를 만나지 못하게될까봐 무서웠어요.
그런데 일이 벌어지려고 했는지 우연히 영화관에서 친정엄마와 마주치게
됬어요.급속도로 일이 진전되어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는데. 의외로 몇시간
이야기해 보시더니 '그래.이런사람이면 되겠다..' 하시더라구요.
긴장하던 우리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저희의 결혼은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그사람 사정을
말씀드리고 결혼비용은 최소한으로. 그리고 우리 힘으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부분에서 부모님이 많이 속상해하셨지만, 그것이 모두가 행복한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원룸에서 시작한 우리의 결혼생활은 행복했어요. 풍요롭진 않아도
배불렀고 따듯햇어요. 맥주한잔으로도 낭만이 흘렀어요.
소울메이트가 이런건가..싶을만큼요.
양가 어른들이 연세가 많으셔서 얼른 손주를 안고싶어 하셨어요.
그런데 왠일인지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저희부부에게 아이가 와주지 않았어요.
길가에 지나가는 아이들만 봐도 눈물이 맺히더군요.
우울증이 와버린거죠.. 약을 먹어야 할만큼요.
마음의병 때문인지 저의 짜증이 늘어만갔고 짐처럼 느껴지는
삶의 무게가 힘들었어요. 그렇게 사랑했던 그사람과도 싸우는일이 잦았습니다.
서로 소원해지고 쉽게 풀리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그사람에게 모진말도 많이
한것같아요. 어느 한날 청소를하다가 그사람이 써놓은 편지를 읽게됬어요.
청소하다 말고 펑펑울고 말았네요..
한자한자 그사람의 마음이 전해졌어요. 그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갔어요.
정말 이기적이었던 제모습이 그제서야 보이더라구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졌는지 그날 하루종일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이렇게 이런말을 할수 있게 된것도 얼마 안되었어요.
사실 얼마전에 아기천사가 와주었거든요.
아직은 이런이야기를 하기가 조심스럽지만..자꾸만 얘기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병원에 갔더니 당분간 아무일도 하지말고 누워만 있으래요.
하루하루가 외줄타기이지만 잘버텨내서 건강하게 지키고 싶어요.
눈물로 지새웠던 세월이 길었던만큼 부모되는 것이 쉽지가 않나봐요.
이제서야 조금은 부모님의 마음을 알것같아요.
결혼 6년반만에 찾아와준 천사와 우리부부를 위해 기도해 주실래요.? ^^
비록 가진건 없지만, 세상 누구보다 부자인것만 같은 지금,ㅎㅎ
이대로 계속되기를요.

그리고 제가 경험한바로는.. 많은 난임 부부들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답니다.
혹시 주위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말없이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기도해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남편김원씨! 사랑합니다. 아시죠?
부족한 저를 분에 넘치도록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여기에 신청곡
1.동물원의 '널사랑하겠어'
2.김광석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신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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