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으로 부친 김장김치~^
김미진
2015.12.16
조회 154
항상 이만때쯤이면 엄마에게서 전화가 온다.
'김장했는데 부칠게~김치냉장고에 잘 넣어두고 맛있게 먹어~'라고
그런데 올해는 이런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한달 전 엄마가 갑작스런 복통으로 입원을 하게되었는데
담석증이라는 병으로 수술까지 하게 되었던거다.
병원에 누워계신 엄마의 모습을 보니
많이 안쓰럽고 측은하고 마음이 아파 눈물만 나왔다.

엄마가 없는 엄마의 집엔 썰렁한 기운만 가득했고,
엄마의 손길이 가득했던 부엌이 허전했다.
더군다나 김장철이 다가오니 엄마는 김장해야하는 게
더 걱정이 되셨는지 집에 빨리 가고 싶어하셨다.
건강했던 엄마의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고 싶어했지만
엄만 수술하신 후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셨다.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그동안 받기만했던 엄마의 김장김치를 이번엔 내가 한번 해보기로,,
그래서 엄마에게 보내드리는 거사(ㅋㅋ)를 치르기로 했다.
평소의 엄마와 딸의 역할을 바꿔보기로 했다.
혼자서 김장을 해보긴 처음이라 많이 걱정이 되어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지며 김장 맛있게 하는 법을 눈으로 배우고 또 배웠다.ㅋ

드디어,, 준비한 배추와 김치 속으로 첫 김장을 하는 날,,,
엄마에게 드린다고 생각하니 평소 드시던 김치랑 달라
입맛에 맛을까~염려하고 긴장하면서 정성을 다해 김장을 했다
김장하는게 쉬운게 아니었나보다.
김장의 뒤끝에 감기몸살로 일주일을
앓아야했기에,,,ㅋ

나의 정성과 노력이 엄마에게 전달되었을까?
보내드린 김장김치를 잘 받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의 목소리는 무척 밝았고 환했다.
'우리 딸~ 김치가 넘 맛있네~^^ 아고~ 김장 하느라 고생했다.
너한테 김장 김치도 다 받아보고~ 고맙다~잘 먹을게~^"
엄마가 좋아하시니 내 마음이 더 기뻤다.
엄마를 위해 아주 큰일을 한 듯 뿌뜻한 내 기분이 나를 으쓱하게 했다.
김장하느라 긴장되고 힘은 들었지만 참 행복하고 감사한 날이었다.
엄마,, 언제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제 곁에 계셔 주세요~
내년에도 김장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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