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50대 후반의 직업이 경비원이다. 주근보다 야근이 두 배 이상 많다. 따라서 심신이 많이 쇠약해졌다. 면역력까지 약해져 약으로 산다.
박봉과 근무의 어려움에서 탈피하고자 얼마 전 책을 발간했다. 책이 많이 팔리면 인세를 받을 수 있는 때문이다. 책을 낸 결정적 동기는 딸을 서울대와 동 대학원까지, 그것도 줄곧 장학생으로 졸업시킨 것이 모티브가 됐다.
사교육 한 번 받지 않고도 그처럼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고 주변사람들이 책을 내라고 권유하기에 그리 한 것이다. 오늘도 야근을 들어왔는데 발간된 내 책을 사봤다는 후배 경비원 동료가 입을 뗐다.
“선배님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정말이지 자제분들에게 회초리 한 번을 안 들고 잘 길렀다는 부분에선 저도 자식이 있지만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마워! 주변에도 많이 소개 좀 부탁할게.” “그럼요~”
회초리는 때릴 때에 쓰는 가는 나뭇가지를 의미한다. 어린아이를 벌줄 때나 마소를 부릴 때도 쓴다. 하지만 단언하건대 나는 아들과 딸을 키울 때 한 반도 회초리를 들지 않았다. 이는 아이들이 워낙 착하고 말을 잘 들었음은 물론이요 공부까지 너무 잘 해준 덕분이다.
서양 속담에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반대로 매를 대면 아이를 버린다는 것이다. 나는 두 아이를 기를 때 칭찬과 사랑이란 ‘비료’만 뿌렸다. 그것도 아낌없이 ‘펑펑’~.
사람은 매를 맞으면 분노와 적개심에 휩싸인다. 또한 때론 트라우마가 되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진즉 인지한 것은 소년가장 시절부터다. 고향역 앞에서 구두를 닦던 시절인데 하루는 딱히 이유도 없이 공연한 매를 맞았다.
펄펄 끓는 분노감에 당장 권투도장을 찾아가 복싱을 배웠다. 이후 복수를 했음은 물론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꺼내며 아이(자녀)에게 여전히 회초리를 드는 부모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사랑의 회초리’라는 허투루 그 미명(美名)은 고작 허명(虛名)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어느 누가 자신을 때리는데 좋다고 하겠는가!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게 어린이집의 아동폭행 사건이다. 사회적 공분까지 자아내게 하는 이런 일은 다시 있어선 안 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만약에 내 아이가 그 피해자라고 한다면 당신은 과연 어찌 대응할 것인가? 어려서 맞고 자란 사람이 후일 자기 자녀를 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은 북이 아니다. 고로 절대 매를 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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