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의 멜로디
황정환
2016.01.17
조회 63
할머니는 노래를 참 좋아하십니다.

엄마가 출근을 하시고 나면
할머니는 청소를 하시며 늘 이노래를 흥얼거리셨어요.

할머니가 늘 이노래를 흥얼거리셨지만
초등학생이되어서야 머니가 늘 똑같은 부분만 부르고 계시다는걸
알아챘답니다.

"할머니 그런데 왜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만 자꾸 부르세요?"
"응~ 여기밖에 몰라서 그런단다"

니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때 좋아하시던 노래란다.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고 두달만에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 얼굴을 뵌적은 없지만 사진으로 할아버지가 참 자상한 인상의 분이란걸 알았지요

할아버지 생각이 나실때마다 할머니는 이 노래를 부르셨던 건가 봅니다.

"할머니 제가 노래 가사 찾아 드릴테니 한번 배워 보시겠어요?"
인터넷에서 노래 가사를 큰 글씨로 프린트하여 할머니께 드렸습니다.

카세트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하여 가사와 드렸더니 할머니는 낮이고 밤이고 노래를 부르고 부르셨습니다.

얼마후 아파트에서 동네 노래자랑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노래자랑에 나가야겠다는 폭탄선언을 하셨습니다.
사실 할머니의 노래 솜씨는 그닥 좋지는 않았거든요
박자도 음정도 들어주기는 좀 그랬어요.

하지만 용감하기는 1등이셨죠.
그런데 이게 웬일
"정환아 너도 같이 나가자"
할머니 말씀을 거역할 수 없던 철부지 초등학생
저는 할머니 곁에서서 쨍하고 해뜰날을 불러야헸습니다.
흥이 많으신 할머니는 개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시고 춤까지 덩실덩실 추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물론 음정 박자 무시

할머니의 열정에 인기상을 수상하셨고 전기포트까지 상품으로 받으셨쬬.

지금은 90세가 되신 할머니
요즘도 할머니 방에서는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라디오에서 해뜰날 노래가 나오면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
그리고 자상한 모습의 할아버지 모습이 떠오른답니다.

그리고 노래자랑의 챙피함과 장면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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