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의 아버지의 정말 정말 유치하고 썰렁한 농담과 언 30년을 동고동락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아버지의 썰렁한 농담도 농익어서 조금은
고급스러워져야하는데 이건 어떻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유치하고 재미없어지는지
모르겠답니다. 어릴적 초등학교 졸업식날이었습니다. 저와 저의 친구를 사진찍어주신다며
어 정심 뒤로 아니 더 뒤로 어디까지가라고? 거긴 사진이 잘 안나와 더 뒤로가
그래 다왔다.더 그순간 뭉클한 기분이 발목에 전해지면서 동시에 삑 소리가 나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너무나 깜짝 놀라 저와 친구는 함게 소리를 지르며 아버지에게
달려갔습니다. 캬악~ 뭐야 뭐야..
그런데 아버지는 놀라기는 커녕 저를 보며 눈물을 흘릴정도로 웃고 계신게 아니겠어요
하하..아이구 배야..하하하 뭐야 아빠 저는 뒤돌아서 방금 내가 밟은게 뭘까
보았는데 그곳엔 개구리모양의 장난감이 찌부된채 다시 조금씩 공기를 채워가며
배를 불리고 있었습니다. 아 정말 아빠 뭐야.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미리 장난감을 준비하시곤 동선을 짜고 저를 그곳으로 밀어넣었던 것이었죠
중학교 졸업식날 진학상담을 할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오신다는걸 굳이 아버지가
오신다며, 저의 걱정스런 만류를 뿌리치고 학교로 찾아오셨습니다.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정심이 애비되는사람입니다. 빈손으로 오기모해가 작은거
준비했습니다. 뭐 별거 아닙니다. 담임선생님은 호탕하게 인사를 하는 아버지를
보시면서 아내내 그런데 죄송하지만 이렇게 봉투는 받을수가 없습니다.
헉 아버지의 손엔 흰봉투가 들려있는게 아니겠어요
저는 급하게 아빠 뭐하는거야 지금 창피해죽겠어 내가 정말
그러자 아버지는 웃으면서 아 약소합니다. 그리곤 억지로 담암선생님의
양복속 주머니로 밀어넣는게 아니겠어요
아이구 아버지 이러시면 안됩니다. 땀을 뻘뻘 흘리시며, 급구 사양하던
담임선생님은 무척이나 곤란해하셨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이시며, 봉투안에 손을넣더니
노랗게 접혀있는 색종이를 꺼내는겁니다. 하하 별거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봉투안엔 노란 색종이로 접힌 해바라기 꽃이 나왔고.
아버지는 요즘 하도 촌지로 말이 많아서 이렇게 약소하게 색종이로
꽃을 접어서 봉투에 넣어 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모습에 당황하시던 담임선생님은
그제서야 웃음을 보이셨고. 저는 창피함에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아 왜 창피함은 언제나 나의 몫일까.
그리고 재미도 없는데 아버지는 또 어디서 듣고 오셨는지 제게 재미없는 질문을
하신답니다.
정심아 이리와봐 내가 재미있는거 들려줄께.. 뭔데. 나 공부해야돼..
아니 이거 한번 들어봐 이것도 공부다 무순 공부?
개그 공부? 그런게 어딨어.. 애가 참 일단 들어봐.
뭔데.. 소가 넘어간다를 3글자로 뭐라하게?
몰라. 뭔데.. 거짓말. 그게 뭐야 하나도 재미없어.. 나 공부해야돼..
정심아 하나 더있어 헤어질때 뽀뽀하는것을 3글자로 모라하게?
몰라. 재미없다니까. 넌 그런것도 모르니.. 뽀빠이 아니야 뽀빠이. 하하하하
아버지는 뭐가 재미있다고 그러시는지 재미있다며 다시 남동생의 방으로가선
막내야. 소가 넘어간다를 3글자로 모라~하게..
저에게 한 재미없는 농담을 남동생에게도 그데로 하고 있으시더라구요.
하지만. 남동생은 재미없게 다 맞쳤는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남동생 방을 나오시더라구요
그리곤 곰곰히 어떤 생각을 하시더니 어머니에게 달려가시더니
소가 넘어간다는 말을 세글자로 뭐하하게?
이번엔 만족하셨는지 방긋웃으시며 즐거워하시는 아버지
이렇게 언제나 장난기 많으시고 재미없는 농담을 즐겨하시는 아버지가 작년에 칠순이
되셨습니다. 칠순이신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손자들을 데리고 고향집을 방문하면
손자들을 앉혀 놓고선 이 할애비 몇짤로 보여 75살 애끼 이놈 넌 용돈없다.
넌 몇짤로 보여? 60이요. 아이구 이놈씨끼 어찌 그리 잘추노 하시며 용돈을 주시는
아버지 몇일전 혼자서 어딜 다녀오시길래 아버지 어딜 다녀오세요? 하고 묻자.
조금이라도 젊을때 준비해야지 하시는데 저는 얼핏보이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눈시울이 뜨꺼워졌습니다. 아빠. 어허 왜 그래 이거 영정사진 아니야
그리곤 홀연히 방안으로 들어가시던 아버지
아버지 언제나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아버지와 함께 듣고 싶네요 인순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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