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토요일
아주 긴 여행을 떠나시려고 채비하시는 분을 뵈러
목포에 다녀왔습니다.
2년전..제가 운영하던 사업을 불편하게 접고
살아가기 위해 가장 낮은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 내게
제가 어떤 처지에 있던 멀리에서도
늘 변함없이 안부를 물어주시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이셨습니다.
예순을 훌쩍 넘기신 분이심에도
제게 항상 공손하게
“시간되시면 꼭 한번 목포에 바람쐴겸 오시라”고
입버릇처람 말씀하시더니
이젠 중환자실에서 곁에 서 있는 제게
한마디 말씀도 못하시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그분의 손을 잡아주는 것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한참이나 손을 잡고 무언으로 말씀드렸습니다.
“회장님..
삶이란게 잠시 정류장에 머물다 떠나는건가봐요.
이렇게 짧은 삶인 것을
우리네들은 아옹다옹 살며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받는 일들을 하고 사니 말이예요.
긴 여행길을 떠나시더라도
제가 자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그곳에서도 저에 편이 되어 응원해주십시오.
명치가 아립니다.
고마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홍어를 잘 먹었던 기억을 하셔서
보내주신 홍어와 대봉감 잘 먹었습니다.”
뵙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좀 전에 운명하셨다는...
오늘이 그분의 장례식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제가 부족해서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마음에 떠안고 사는 내게
멀리서나마 따뜻한 봄이 있다는 것을 마음에 심어주신 분은
지체장애로 평생 휠체어를 타고 살아내셨던 분이셨습니다.
제가 휘청거릴때마다
자주 듣던 양희은에 <한계령>을
오늘 멀리가실 그분께 실어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윗글은 27일 지인분을 뵙고 오면서
제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을 덧붙였습니다.
※ 연락처란에 숫자가 입력되지 않아 이곳에 연락처를 남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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