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나온 제자
김은경
2016.03.11
조회 129
육년 전에 담임을 했던 제자가 휴가라고 찾아왔습니다.
그때는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아이였는데 이제는 의젓한 청년이 되었네요.
후레지아꽃다발과 초콜릿을 건네면서
"화이트데이가 얼마 안 남아서요."하고 멋적게 웃어요.
학교 다닐 때는 숫기가 없어서 발표 시키면 얼굴 빨개지던 녀석이
이런 선물을 다 할 줄 알다니 기특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얘기, 군대 얘기, 다른 아이들 소식을 두런두런 얘기하다보니
그 시절, 그 때가 어제인 듯 생생했습니다.
해병대에서 고생하고 있으면서도
"재밌어요. 전 괜찮아요."하면서 저를 안심시키는 아이를 보면서
교사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 3월이 제대라는데, 남은 군복무 잘 하고 다음 휴가 때는 저녁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보냈어요.
오늘은 참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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